[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집사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선 IMS모빌리티(이하 IMS) 관계자들이 구속 기로에 섰습니다. 2일 조영탁 IMS 대표 등 3명이 구속심사를 받는 겁니다. IMS는 김건희씨와 친분을 내세워 대기업들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곳입니다. 특검은 IMS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뒤 이 회사에 큰 돈을 투자한 기업들을 집중 조사할 걸로 보입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유력한 수사 대상으로 꼽힙니다. HS효성은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대기업 중 유일하게 특검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곳이기도 합니다.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은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조영탁 IMS 대표와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모재용 IMS 이사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합니다. 김건희특검에선 해당 심문에 반영기·장현구·박윤상·박현 등 4명의 검사가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간 특검은 IMS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해왔습니다. 특검은 지난 2023년 6월 대기업들이 김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에 총 184억원을 투자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부정한 청탁을 위해 큰 금액을 투자한 것 아닌지 의심하는 겁니다. 해당 투자금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운용한 사모펀드를 통해 IMS로 들어갔습니다. 이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46억여원이 김예성씨 차명 법인 이노베스트코리아로 넘어갔는데, 특검은 이 자금이 김건희씨 측으로 흘러간 건 아닌지 수사하는 중입니다. 실제로 특검은 지난달 29일엔 김건희씨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습니다.
특검 관계자는 1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서도 "조 대표는 구체적 범죄 사실이나 배임의 내용을 심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김예성씨 횡령으로 기소된 내용과 관련이 깊다는 점 말씀드린다"며 "두 분이 공범으로 저희가 의율한 부분이 있다. 공범으로 의율된 부분에 있어선 김예성씨의 범죄와 깊은 관련성 있다고 이해해달라"고 설명했습니다.
특검이 김예성씨와 조 대표를 공범으로 본 데서 드러나듯 두 사람의 인연은 투자 의혹이 제기된 2023년보다 훨씬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뉴스토마토>가 7월21일 보도한 "
(단독)'개인적 인연'이라던 조영탁·김예성…같은 주소 쓰며 10년째 '인연'" 기사에서 드러나듯 김예성씨와 조 대표는 2013년부터 각자가 서로 설립한 회사에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며 10년 넘게 동업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아울러 민 대표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IMS에서 사외이사를 맡았습니다. 이 시기는 김예성씨가 IMS에서 이사직을 맡았던 때(2020년 3월~2021년 3월)와도 겹칩니다. 모재용 이사 역시 김예성씨가 만든 로버스트 인베스트먼트에서 2019년 1월2일부터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려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모 이사는 2023년 4월 청산인이 돼 회사 청산까지 도맡았습니다. 모 이사는 2019년 조 대표가 대표를 맡았던 뿅카에서도 감사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맥락에서 특검이 김예성씨를 기소한 데 이어 IMS 3인방에 대해서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사실상 이 회사에 대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대가성이라고 의심한다는 방증입니다. 결국 이어지는 수사의 칼날은 IMS에 돈을 투자한 대기업들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현재로선 첫 타깃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될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현재까지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대기업 가운데 압수수색을 받은 곳은 HS효성 계열사가 유일합니다.
특검도 이날 브리핑에서 'IMS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면 추후 수사는 대기업으로 향하느냐' 등의 질의에 "IMS 관계자들의 신병 확보가 되면, 예상한 대로 순차적으로 필요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조현상 부회장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지' 등의 질의에 대해선 "필요한 범위 내에선 당연히 수사를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HS효성은 2023년 6월 계열사 4곳(HS효성더클래스, 신성자동차, HS효성토요타, HS효성더프리미엄)을 통해 IMS에 3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후순위 조합원으로 참여해 위험 부담을 크게 지는 구조였습니다. 또 <뉴스토마토>가 8월25일 보도한 "
(단독)김충식 수첩 입수…'조현상→김예성 5장' 적시" 기사에 따르면, 조 부회장이 2023년 김예성씨에게 돈을 건넸을 걸로 보이는 단서가 김충식씨 수첩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김충식씨는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와 20년가량 동업 관계를 유지한 사업가입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김충식씨의 2023년도 수첩엔 '※조현상→김예성 5장'이라는 내용의 메모가 적혔고, 김충식씨의 2023년도 탁상형 달력엔 1월18일 '(효성) 10시30'이라고 기록됐습니다. 수첩과 달력의 내용은 2023년 1월 김충식씨와 효성 측의 만남이 있었고, 조현상 부회장이 김예성씨에게 금전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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