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식약처)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5년 만에 되찾은 마약 수사권으로 오남용과 불법 유통 등을 단속하는 한편 재활과 치료를 위한 인프라 확대도 추진합니다. 그 중 하나가 마약류 중독 재활을 돕는 함께한걸음센터입니다. 식약처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주요 거점 17곳에 설치한 함께한걸음센터를 경기 북부와 영서지방에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함께한걸음센터 재활실적 증가…2개소 추가 개설 추진
14일 식약처에 따르면 함께한걸음센터는 지난해 10월 전북에 새로운 센터를 개설하면서 △서울(2개소)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부산, △제주 △강원(강릉) △경기 수원 △충북(청주) △충남(천안) △전북(전주) △전남(순천) △경북(구미) △경남(창원) 등 총 17개소로 늘어났습니다.
함께한걸음센터는 식약처가 설치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산하 마약류 중독 사회 재활 핵심 인프라로, 자의로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사람이나 수사기관이 기소를 유예한 마약사범에게 사회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당초 서울과 부산에 하나씩만 있었던 함께한걸음센터가 거점 지역별로 늘어나면서 사회 재활 실적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함께한걸음센터의 사회 재활 실적은 2개 센터가 운영됐던 2022년 1만2189건에서 17개소로 늘어난 지난해 2만3908건으로 1만건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만9283건의 사회 재활 실적이 쌓여 전년 기록의 80%를 넘어섰습니다.
식약처는 경기 북부와 영서 지방에 함께한걸음센터를 신규 개설하는 작업도 추진 중입니다. 경기도는 매년 가장 많은 단속이 이뤄지고, 그만큼 마약사범 점유율이 매년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대검찰청이 지난 6월20일 작성한 '마약류 범죄백서(2024년도)'를 보면 인천·경기 지역 마약사범은 2005년부터 전국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통계에서 지역별 세분화가 적용된 2019년 이후로도 해마다 가장 많은 마약사범이 나온 곳은 경기였습니다. 작년의 경우 전국에서 1954명이 마약사범으로 단속을 받았는데, 이 중 서울은 10%가 채 되지 않는 182명이 단속된 반면 경기 지역 마약사범은 474명에 달했습니다.
영서 지방 추가 개설 추진은 지리적 영향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지난해 강원 지역 마약사범은 117명으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진 않았습니다. 다만 강원도 내 함께한걸음센터는 강릉 한 곳뿐이라 영서 지방 거주자들은 태백산맥을 넘어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자료=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 첫걸음 1342 용기한걸음센터…비밀 상담 보장
마약 중독자를 함께한걸음센터로 이끄는 역할은 1342 용기한걸음센터가 맡습니다. 24시간 전화 상담을 통해 마약류 중독 관련 안내, 중독자 심리상담, 오남용 예방상담, 중독재활센터 연계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1342 용기한걸음센터는 '당신의 일상(13), 24시간 사이(42) 모든 순간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사 상담 전화번호를 1342로 정했습니다.
1342 용기한걸음센터 전화 상담을 저해하는 요인은 통화 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전문 상담 인력과 나눈 대화가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으로 흘러갈 수 있어 상담 자체를 버겁게 느끼는 중독자들 걱정과 달리 1342 용기한걸음센터는 상담자의 익명성과 상담 내용을 비밀에 부칩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1342 용기한걸음센터는 이용자의 익명성과 상담 내용의 비밀을 보장한다"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지, 지인 등 마약류로 인해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는 경우 안심하고 도움을 청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자료=국무조정실)
정부가 힘 보태는 일상 회복 '한걸음'
함께한걸음센터, 1342 용기한걸음센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회 재활과 상담 사업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마약류 중독자 일상 회복 지원 과제와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는 지난 13일 오전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마약류 대책협의회를 열고 '2025년 마약류 관리 시행계획 주요 과제 추진 현황' 등을 논의했습니다. 오는 2029년까지 예정된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 주요 과제 중에는 마약류 중독자 일상 회복 지원도 포함됐습니다.
일상 회복 지원을 위한 과제는 5개로 나뉘는데, 중증 죽독자 재활을 위한 '숙식형 한걸음센터' 설치도 담겼습니다.
숙식형 한걸음센터를 통한 지원 방식은 구체화를 거친 뒤 확정될 예정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숙식형 한걸음센터 운영 방식을 묻는 <뉴스토마토> 질의에 "연구사업을 통해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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