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난사에도 최동석 강행
강훈식·정성호·윤호중 등 현직에도 "무능·XX"
국무회의서 "유명해져 대단히 죄송" 입장 표명
2025-07-29 16:31:18 2025-07-29 17:46:37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로 일단락된 이재명정부의 인사 시스템 논란이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의 끝없는 과거 막말로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최 처장의 발언은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 인사들에게 내뱉은 '원색적 비난' 수준의 막말인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문제 발언이 더 발견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민주당 비명(비이재명)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적극 엄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재인, 모든 고통 원천"…여야 불문 '원색 비난'
 
최 처장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무회의에 "요새 유명해지고 있어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임명 이전의 발언들에 대한 비판 보도가 연일 나오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그는 지난 22일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론에서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과거 제 글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고위 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 처장의 발언은 여야를 불문한 원색적 비난인 만큼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해당 발언들이 10년이 넘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불과 지난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의 발언들이어서 더 큰 논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최 처장이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에 올린 영상 속 발언을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 가치관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문재인정부의 인사 기준인 '7대 원칙'을 언급하며 "아주 멍청한 기준으로 나라를 들어먹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7대 원칙은 위장 전입과 병역 기피, 불법 재산 증식, 성범죄 이력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는 또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현재의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지금도 뭐 책 팔면서 책 장사 하고 나라가 이 꼴이 됐는데 그거에 대한 책임 의식은 내가 보기에는 문재인에게서 찾아볼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유튜브에 출연해서는 "난 문재인과 조국을 보면 어떻게 이럴까, 이렇게 무식할 수가 있을까"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최 처장의 발언은 이재명정부 현직 장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정성호 같은 인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왜 이리 XX 같은가"라고 했습니다. XX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무능한 아이',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에는 '정치판에 얼씬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0년 7월 언론 기고문에서는 "박원순(전 서울시장)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점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고 있다"고 했습니다. 2차 가해를 한 셈입니다. 
 
최 처장의 원색적 비난에서 비껴 있는 한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그는 '역량진단지수(APM)'라는 것으로 '한국 문명을 발전시킨 사람들'에 대한 점수를 매겼는데, 이 대통령은 96점을, 추미애 의원은 78점을 부여했습니다. 반면 윤석열씨는 -113점, 문 전 대통령은 -70을 부과했습니다.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과 관련해서는 "조희대도 이번에 이제 죽을 거죠"라며 "이재명 죽이려다가 지가 죽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신임 국무위원 및 국세청장 임명장 수여를 돕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권조차 '부적절'…일각서 '명심' 대변 의심도
 
최 처장의 막말이 언론 보도를 통해 끝없이 밝혀지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실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 처장 논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특별한 대응 혹은 답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최 처장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짧은 사과문을 냈을 뿐 자진 사퇴 등의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또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만큼 당분간 최 처장에 대한 인사 조치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 처장의 발언이 문재인정부와 함께 현직 의원, 장관까지 겨냥한 만큼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입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처장에 대한 우려는 당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과거 언행을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최 처장을 '초대형 막말 유튜버'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논란이 되는 인사가 있다면 사전에 이런저런 사정을 설명하고 이 사람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는 게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데 용이할 텐데 이번엔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고 꼬집었습니다. 
 
문제는 최 처장에 대한 '무조치'가 여권 내부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일각에서는 최 처장의 발언이 이 대통령과 친명(친이재명)계의 속마음을 대변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관련 논란을 의식, 최 처장의 말을 제지했는데요. 최 처장이 '행정공무원의 교육 문제'를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충분히 이해했으니 결론을 말하라.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 않나"라고 말을 끊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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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두문자가 튀어나올라고 하네~~

2025-07-29 18:44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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