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이대론 '공멸'…관세까지 '지방 비상'
올해 상반기 호남·대경·강원·제주권 '싸늘'
'소폭 악화' 작년 강원권→3곳 더 늘어
하반기엔 정권교체·추경 등 소비심리 기대
권역 간 인구 이동은 강원·제주권 '유출 확대'
"제조·수출 중심 산업구조 충남, 관세 타격 불가피"
2025-07-28 17:42:11 2025-07-28 17:58:1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지역경제가 호남권·대경권·강원권·제주권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강원권만 '소폭 악화' 현상을 보였는데, 다른 지역권까지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반면, 정권 교체에 따라 하반기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투입과 내수 진작 및 소비심리 개선 등의 효과로 권역별 소폭 개선·강보합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과 관련이 높은 지역의 경우 트럼프발 관세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8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중 권역별 생산'을 보면, 수도권·동남권·충청권은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호남권과 대경권·강원권·제주권은 소폭 감소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호남·대경·강원·제주권 경기 '하락세'
 
28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중 권역별 생산'을 보면, 수도권·동남권·충청권은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호남권과 대경권·강원권·제주권은 소폭 감소했습니다. 
 
호남권은 서비스업이, 강원권은 제조업 생산이 소폭 줄었습니다. 대경권과 제주권은 제조업, 서비스업 생산 모두 소폭 감소했습니다. 호남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외식물가지수가 119.7에서 하반기 121.5로 오른 뒤 올 상반기 123.7의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상반기 중 호남권 공항(광주, 여수, 군산)의 월평균 운항 편수는 1581편으로 전년 하반기 대비 19.2% 감소했습니다. 월평균 여객 수는 21만7000명으로 전년 하반기보다 21.6% 줄어든 수준입니다. 
 
운송화물은 전년 하반기보다 32.3% 감소한 1만톤에 그쳤습니다. 1~5월 중 광양항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월평균 16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하반기보다 2.7% 감소했습니다. 
 
상반기 중 광주·전남과 전북의 소비자심리지수는 각각 89.5, 91.5로 전년 하반기 대비 각각 2.2포인트, 1.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임시공휴일 지정(1월27일), 설 연휴(1월28~30일), 대체공휴일(3월3일, 5월6일), 조기 대선일(6월3일) 등 연휴에도 소비가 추락한 겁니다. 
 
상반기 중 호남권 주택매매수급동향지수(100미만 시 공급>수요)는 월평균 93.9로 100을 하회하는 등 지역 주요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습니다. 
 
대경권은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생산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소폭 줄었으며 민간소비는 보합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예컨대 철강은 미 관세 부과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전방 산업인 국내 건설업 경기 부진 등으로 감소했습니다. 
 
3월 중 발생한 경북 지역 대형 산불 여파로 3~4월 중 산불 피해 지역(안동시, 영덕군, 영양군, 의성군, 청송군)의 여행과 레저업 관련 신용카드 결제액(하나·농협 카드 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1%, 13.1% 감소하는 등 경북 지역 전체(-8.8%, -4.1%) 대비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월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습니다. 
 
강원권 경기는 전년 하반기보다 소폭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비스업은 전년 하반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조업은 소폭 감소했으며 건설업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보합 수준을, 설비투자가 소폭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생산은 내수 침체, 건설 경기 악화, 해외시장 경쟁 심화 등에 따라 주류, 시멘트, 의약품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특히 1분기 소폭 오른 도소매업은 2분기 들어 다시 감소한 데다,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계절조정)의 1~5월 누계가 전년 하반기 대비 1.0% 줄었습니다. 소비자물가(월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2.2% 상승했습니다. 
 
제조업 보합세를 기록한 제주권은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감소세를 맞았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소폭 감소했고 설비투자의 경우 보합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가령 관광객 수 증가율의 경우 1분기 -12.9%, 2분기에는 -2.5%를 기록했습니다. 1~5월 중 제주 지역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1.7% 급감했습니다. 이는 전년 하반기 -20.5%보다 감소 폭이 더 커진 겁니다. 
 
1~5월 건설수주액 증가율(전년 동기비)은 전체 -62.9%, 공공 -47.4%, 민간 -71.4%를 기록했습니다. 
 
28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중 권역별 생산'을 보면, 수도권·동남권·충청권은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호남권과 대경권·강원권·제주권은 소폭 감소했다. (사진=뉴시스) 28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중 권역별 생산'을 보면, 수도권·동남권·충청권은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호남권과 대경권·강원권·제주권은 소폭 감소했다. (사진=뉴시스)
 
하반기 내수 소폭↑…관세 충격은 불가피
 
권역 간 인구 이동과 관련해서는 소폭 줄어드는 모습이나 강원권·제주권의 유출 확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반기 전망은 서비스업의 소폭 증가가 예상됩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내수 경기 활성화 정책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자동차 부품, 반도체 중간재 등 관련 수출이 큰 지역은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인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더욱이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달 중 반도체 품목 관세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와 관련 지역은 좌불안석인 상황입니다. 
 
이중 제조업·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충남 지역은 관세정책에 따른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연계된 만큼, 미 관세 부과가 생산·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남현우 한은 경제조사팀 과장이 분석한 충남 지역 제조업 성장률 전망(관세 경로, 가격 경쟁력 경로, 불확실성 경로 분석 결과)을 보면, 미국 관세정책에 따라 0.5~1.5%포인트 하락할 것을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내총생산(GRDP)은 0.2~0.7%포인트 하락을 추정했습니다. 
 
남현우 과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출이 감소해 생산이 위축되고(관세경로)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돼 기업 투자 등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며 "향후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도내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해 제조업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지자체 등 정책당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남현우 한국은행 경제조사팀 과장은 28일 "충남 지역은 제조업과 수출의 비중이 높아 미국 관세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남현우 한국은행 경제조사팀 과장은 28일 "충남 지역은 제조업과 수출의 비중이 높아 미국 관세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출처=한국은행)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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