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여러 곳의 기업과 대학에 동시에 근무해 허위로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실제로 근무했으며 적법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커피 한잔하는 것도 일'이라고 한 자신의 해명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말하며 "월 150만원 정도 고문 계약을 맺어 기업 영업 자문을 맡았고, 현장에서 계약과 상담 등을 함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원이 "대학에서는 학생도 가르치지 않고 연구 실적도 없이 1억7000만원을 받았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라고 묻자 권 후보자는 "대학교에서 받은 급여도 학교에서 요구한 역할을 해서 받은 것이고, 여러 기업에서 받은 고문료도 실제로 자문과 협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받은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권 후보자는 "당시는 실제 생활이 매우 어려워 한 달에 500만원, 1000만원을 받은 것도 아니고, 고문료로 150만원 정도를 받은 것인데도 궁색하게 보였던 점은 저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평생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러 업체에 비상근 고문으로 자문을 한 것이라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도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처신에 더 신중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기업 4~5곳에 동시 재직하며 억대 임금을 부정 수령하고, 교수로 재직하며 강의를 하지 않고도 급여를 수령한 의혹을 받았습니다. 배우자가 운영한 식당에서도 보건증·근로계약서 없이 4500만원 넘게 급여를 받아 위생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가 여러 차례 당적을 바꾼 것에 대해서도 '철새 정치인', '보은 인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습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꼬마 민주당(옛 통합민주당)으로 당선하고 신한국당, 우리 당 쪽으로 와서 3선 의원까지 했고 또 우리 당 국회의장 계실 때 국회 사무총장도 했다"며 "이번엔 당을 바꿔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보훈부 장관 시켜준다니까 얼른 나서게 됐는데 시쳇말로 꿀 발린 데만 찾아다니면서 '꿀 빠는 인생'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 의원은 권 후보자의 선거보전비 2억7000만원 미반환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권 후보자는 "당시에는 2020년 총선 선거 부채로 굉장히 힘들었을 때"라며 "바로 9000만원을 반납하고, 나머지를 반납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배우자가 보기 딱했던지 5000만원을 (도와줘) 냈다"고 해명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도덕성·준법성 미비 지적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답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후보자의 보훈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며 전문성 부족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권 후보자는 "의원 시절 독립유공자 관련 법률을 발의하고,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했으며, 국회사무총장 재임 시 국회에서 6·25 참전용사 초청 행사를 기획하고, 독립운동 관련 뮤지컬 상영회를 개최했다"며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일축했습니다.
한편 권 후보자는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 헌장과 제헌헌법 전문에 따라 1919년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과정에 대해서는 장관에 취임하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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