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내각, 방점은 '역량'…정동영·송미령은 '옥에 티'
6개 부처 장관 지명…초대 내각 마무리 단계
'전문가' 출신…농식품부에 식약처장도 유임
산업부 장관도 기업인…능력주의 반영 인사
늦어지는 국토부·문체부 장관 후보자 지명
2025-06-29 18:04:09 2025-06-29 18:04:09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김태은 기자] 이재명정부의 초대 내각 인선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19개 부처 중 2곳을 제외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완료됐습니다. '이재명식 인사'의 핵심은 '실용'과 '역량'으로 평가됩니다. 그동안 대학교수나 관료 위주의 기존 인사 단행에서 벗어나 정책 현장을 잘 아는 기업인이나 전문가를 발탁해 상징성이 있는 인물을 대거 기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을 통해 '일만 잘하면, 진영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노무현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제기된 이해충돌 논란과 송 장관의 과거 발언에 대한 반발도 여전해 최근 인사 가운데 '옥에 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탈관료 '실용'에 방점…'기업인'도 대거 발탁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기획재정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추가 지명했습니다. '유능함'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에 따라 이날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지명됐는데요. 지난번 11개 부처 장관을 임명했을 때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출신까지 다양하게 지명한 것에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을 거쳐, 한국은행에 근무했던 관료 출신 기업인입니다. 그는 기재부와 한국은행의 인사교류 방침에 따라 한은 자본시장부장과 국제경제부장 등을 맡았고, 경력이 정책 분야 지식은 물론 해외네트워크도 두텁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명 '정책통'으로 불리며, 두산에버빌리티 마케팅 부문장 사장을 맡아 그룹의 핵심 사업인 원자력 발전 수주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해 "경제 관료 역량과 실무 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로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란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원전 분야를 담당한 인물에 대한 질문에는 "(원전 관련 등)에너지 정책 방향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에너지믹스란 철학이 잘 구현돼야 하기에 복합적 에너지이슈, 산업 정책 전반에 대해 전문성과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유임을 결정했습니다. 오 처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식약처장으로 2022년 5월 임명된 후 3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이로써 역대 최장수 식약처장 기록을 이어가게 됩니다. 현 정부의 두 번째 유임 사례인데요. 강 비서실장은 "산업계와 학계 등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해당 분야에서 보여온 역량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안정·통합' 강조…가족 논란·진영 논리 지적도
 
이전 정부의 인사를 유임하고, 실용과 전문성을 강조했지만, 일부 인사를 향해선 가족 논란과 진영 논리에 대한 지적도 나옵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진행했지만, 해명된 것이 없다며 여당의 임명동의안 추진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위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숙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전임 정부의 인사였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해선 여당 내부에서 일부 반발이 있는데요. 과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농망법'(농업을 망치는 법)이라고 지적한 것 등에 대해 불신 해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열렸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제회의에서는 진종덕 진보당 의원은 송 장관에게 자진 사퇴를 재차 요구하면서 회의장에서 퇴장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가족이 운영 중인 태양광 사업체와 관련된 이해충돌 논란입니다. 앞서 정 후보자는 올해 3월 '영농협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발의했습니다. 법안은 농지에서 농작물 경작과 태양광 발전을 병행할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정 후보자는 가족들은 '영농형'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 주식투자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강 비서실장은 "인사청문회 때 소명할 것"이라며 "여러 문제가 제기됐으나, 구윤철, 이진숙, 정은경 후보자는 국민 추천제를 통해 다수 추천이 접수된 인물로 국민 판단을 존중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되지 않았습니다.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한 뚜렷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다만 국토부 장관에는 김세용 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과 맹성규 민주당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고, 문체부 장관에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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