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의 최우선 과제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만들기'를 꼽았습니다. 앞으로 국정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국정원은 25일 "이 원장이 오늘 취임식을 갖고 38대 국정원장에 취임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국정원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국정원이 반드시 완수해야 할 시대적 소명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만들기'와 '국익중심 실용외교 지원'을 제시했습니다.
이 원장은 "우리는 중동 정세 불안, 글로벌 보호주의 확대,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심화, 적대적 남북관계 등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과 정보요원으로서의 역량을 국민께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원장은 "현재 남북관계는 언제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돼 있다"며 "국민 안전 증진과 코리아리스크 감소를 위해 대북 정보역량을 총동원해 튼튼한 국가안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원장은 "각국의 경제동향, 특히 글로벌 공급망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이슈 등 우리 경제에 직결되는 해외 경제동향에 대한 정보수집과 정확한 분석, 미래 진단 등을 통해 글로벌 통상위기 극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이를 위해 실사구시 정신으로 오로지 팩트에 기반한 수집·분석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오직 국익의 기준에서 업무를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우리 안보와 국익을 침해하는 외부 세력들은 첨단 기술을 동원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창의적 발상을 통해 기존 업무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사이버를 넘어 우주와 같은 새로운 전장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현안 대응만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정보 개발에 힘써야 한다"며 "조기경보 정보활동을 적극 수행하는 한편, 대한민국의 미래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첨단자료들을 수집·분석해 유관기관에 적시에 지원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이 원장은 대테러, 국제범죄 차단, 국민 안전 관련 예방정보 활동, 감염병·기후변화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 안보 위협에도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줄 것도 당부했습니다.
국정원 조직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국민이 오직 국가안보와 국익 증진에 매진해야 할 국정원 조직 중 일부가 때때로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며 본연의 자세를 잃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지적하며 "할 필요가 없어진 일은 과감히 버리고 꼭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국정원에 대한 엄격한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며 "국정원이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 날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우리가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털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국정원 관계자들을 발본색원해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어 이 원장은 "국정원 존재의 이유와 뿌리는 대한민국과 주권자인 우리 국민임을 절대 잊지 말자"며 "직원들의 정치화를 부추기고 전문성 제고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적출하고 과감히 혁신해 국가와 조직에 헌신할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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