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줄고, 컨테이너 늘고…K조선, 수주가뭄 속 ‘단비’
조선 3사, 올해 컨선 54척 수주…작년 수주량 넘어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증가…컨선 신조선가 상승
2025-06-19 15:43:01 2025-06-19 15:43:01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글로벌 선박 발주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국내 조선업계가 컨테이너선 수주 확대를 통해 가뭄 속 ‘단비’ 같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 주력 상품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량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대신 친환경 규제 강화와 미중 갈등으로 인해 친환경 컨테이너선 수주량이 늘어나면서 수주 공백을 메웠기 때문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1만 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최근 국내 조선업계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올 상반기에만 컨테이너선 54척을 수주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컨테이너선 수주량인 38척의 1.5배 수준입니다. 수주액도 84억2000만 달러(약 11조4800억원)로 지난해 수주액(65억8000만 달러)을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계가 컨테이너선 수주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의 중국 견제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증가가 꼽힙니다. 미국이 오는 10월부터 중국 관련 선박에 입항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선주들이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국제해사기구(IMO)가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선주들 사이에서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친환경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2만2000∼2만4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환산 단위)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는 2억7350만달러로, LNG선 신조선가(2억550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통상적으로 컨테이너선은 LNG선에 비해 선가와 수익성이 낮은 편이지만,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 등 고도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컨테이너선은 신조선가가 높습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인 LNG선의 수주량은 급감했습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592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수)로, 지난해 전체 발주량(7353만CGT)의 21.7% 수준에 그칩니다. 특히 LNG선의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NG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든 48만CGT에 불과합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97% 증가한 431만CGT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국내 3사는 현재까지 LNG선 4척만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카타르 LNG 프로젝트가 끝나는 등 대형 발주 요인이 사라지면서 수주 공백이 생겼지만, 이를 컨테이너선이 메우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는 시장 변화에 따라 다양한 선종을 유연하게 수주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전략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LNG선 발주 요인이 떨어졌지만 시장 상황으로 인해 컨테이너선 수주가 가능했다”며 “선종 구분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성과 기술력이 높은 선박을 선별적으로 수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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