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분담금 1조 안 낸 인니, 튀르키예 전투기 계약 나서
인니, KF-21 경쟁기종 ‘KAAN’ 구매 추진
한-안니, KF-21 개발 합의서 개정안 서명
인니 분담금 1조6000억→6000억으로 줄어
2025-06-13 15:23:14 2025-06-13 15:23:1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국형 전투기 KF-21의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튀르키예의 5세대 전투기 칸(KAAN) 구매를 추진하면서 KF-21 개발 사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니 기술진들의 기술 유출 의혹으로 개발 사업은 진통을 겪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KF-21이 내년 전력화를 앞둔 데다 개발 분담금 합의도 이뤄 두 나라의 협력이 쉽게 끊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지난 4월 아잔 알누아이미 아랍에미리트(UAE) AWC사령관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방문해 차세대 전투기 KF-21에 탑승했다. (사진=KAI).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산박람회 ‘인도 디펜스 2025’에서, 인니와 튀르키예는 전투기 조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자국이 개발 중인 5세대 전투기 칸 48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지난 11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규모는 약 100억달러(13조7000억원) 수준입니다.
 
칸 전투기는 2010년 튀르키예가 미국 F-16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한 자국산 5세대 전투기입니다. KF-21은 4.5세대 전투기이지만, 스텔스 성능을 보유한 개량형 모델인 KF-21EX 개발도 준비 중이라 둘은 경쟁 기종으로 분류됩니다. 이에 KF-21 분담금을 조달하지 못한 인니가 경쟁 기종 구매를 추진하면서 ‘이중 노선’을 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F-21 개발 사업은 201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총사업비 8조1000억원 가운데 인니는 사업비의 약 20%인 1조60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재정난을 이유로 분납금 납입을 미뤘습니다. 지난해에는 분담금을 6000억원으로 줄이는 대신 기술이전도 축소하겠다는 제안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고, 한국 정부가 이를 수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니 기술진 5명이 KF-21 자료가 담긴 비인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외부로 빼돌리려다가 적발되면서 인니는 개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근 USB에 민감한 기밀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 이들을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하면서 개정 논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후 13일 방위사업청과 인니 정부는 개발분담금을 6000억원으로 줄이는 대신 기술이전 규모도 축소하는 ‘공동개발 기본합의서 개정안’에 서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칸 전투기 계약에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인니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KF-21의 현지 모델인 IF-X 양산도 염두에 두고 있어 협력 관계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상황에도 경쟁 기종 도입을 추진하려는 점은 유감스럽다”면서도 “국제공동연구개발은 중요한 국가 간 방산 협력 프로그램인 만큼 원만한 렵력 관계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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