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기업명 당근마켓)이 성장 정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거래 사기까지 증가하며 이용자 신뢰도 하락 우려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당근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매출 구성에서는 광고 사업이 전체의 99% 이상을 차지해, 광고 수익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 1891억원 중 약 99%가 광고에서 발생했습니다.
광고 수익 확대의 전제 조건은 플랫폼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입니다. 그런데 현재 당근은 누적 가입자 수 약 4300만명, 주간 이용자 수(WAU)는 1400만명에 달해, 국내 시장에서는 사실상 신규 이용자 유입에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근은 중고 플랫폼 신뢰도 제고라는 또 다른 과제도 마주한 상태입니다. 최근 중고 플랫폼을 악용한 신종 중고거래 사기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중고거래 피해 건수는 2020년 24만5500건에서 2024년 36만4643건으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피해 금액도 1862억 원에서 3565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피해 금액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찰 등 수사기관이 9건의 사건과 관련해 당근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결과 그 피해액이 1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고거래가 증가하면서 사기 유형도 다양해졌습니다. 대표적인 사기 유형은 선입금을 요구한 뒤 잠적하는 방식입니다. 이 밖에도 가짜 송장 번호를 이용한 택배 거래 사기, 안전결제를 위장한 피싱 사이트 유도, 허위 상품 게시 후 연락 두절, 고장 제품이나 다른 물건을 보내는 ‘물건 바꿔치기’ 등 수법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이용자 보호 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 중이다.(사진=당근마켓)
이에 당근도 이용자 보호 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면 직거래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선입금 유도나 주소 공유 시 자동 경고 메시지를 발송하고, 경찰청과 연계해 전화번호·계좌번호 등의 사기 이력을 실시간 탐지하는 식입니다.
또한 상품권 등 고위험 거래에 대해서는 사기 패턴을 분석해 게시글을 사전 차단하며,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주의사항을 발송합니다. 안심 결제와 보상 제도도 도입해 비대면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고 있습니다.
당근 관계자는 “단순한 광고 수익 확대에만 집중하지 않고, 탄탄한 국내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서비스 다각화와 고도화를 추진하며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도 함께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기 발생 시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내부 전담팀이 신고 접수와 수사 지원을 전담한다”며 “문제가 확인된 계정은 즉시 정지 조치되며, 해당 계정과 대화한 이용자에게는 경고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되고, 채팅창 상단에 ‘이용 정지’ 안내를 노출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고거래 플랫폼은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시장”이라며 “판매자는 상품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지만, 구매자는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를 꾸준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당근의 현 상황과 관련,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여러 가지 장치를 자꾸 고안하고 테스트해 보고, 그러는 와중에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는 노력도 해야 되는, 쉽지 않은 상황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현재 당근마켓은 누적 가입자 수 약 4300만명으로 신규 가입자 유입에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지=당근마켓)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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