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최저' TK, 본투표는 '최고'…부정선거 의혹 여전
사전투표 최저 찍은 경상권…본투표서 50%↑
"일부 지지자 사전투표 불신 영향 있을 것"
2025-06-03 22:47:40 2025-06-03 22:47:40
[뉴스토마토 이진하·차철우·이효진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79.4%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최종 투표율(77.1%)보다 2.3%포인트 상승한 수치인데요.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사전투표부터 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호남이 압도적 투표율로 전체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사진=뉴시스)
 
반면 보수세가 강한 대구와 울산 등에선 사전투표율은 저조했지만 본투표율에서 평균치를 웃돌았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부정선거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높은 투표율을 달성한 것은 윤석열씨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전투표 '서고동저'…본투표는 TK↑·호남↓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대선 최종 투표율은 79.4%를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주에 실시됐던 사전투표와 최종 투표율의 차이가 컸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라권에서는 50% 이상의 사전투표율을 보이면서 '서고동저(서쪽이 높고 동쪽 투표율이 낮다)'의 모습을 보였는데요. 반면 사전투표에서 경상도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대구의 경우 25.63%로 가장 낮은 수치로 집계됐습니다. 
 
사전투표가 양일 모두 평일이란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큰 호남과 영남의 사전투표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경상도 지역에서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일부는 경상도권에서 패배주의가 만연해 실제 투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잠정치로 살펴보면 최종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곳은 대구입니다.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25.63%였으나, 최종투표율에서 80.20%를 기록해 54.57%포인트 차를 보였습니다. 다음은 최종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의 격차가 울산(48.09%)과 부산(48.03%), 경북(47.3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종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에서 큰 격차를 보인 곳은 대체로 영남권으로 평균 40%포인트의 격차를 기록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겸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영남의 사전투표율이 낮았던 것은 일부 유권자들이 기존의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진 게임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었고, 일부는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영향"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을 지지하지 못한 일종의 부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최대 격전지' 서울, 지난 대선보다 올랐다
 
충청권은 지난 8번의 대선에서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스윙보터' 역할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단 의견이 많았는데요. 이번 대선 충청권 투표율은 세종을 제외하고 70% 후반대를 보이면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세종은 사전투표에서도 41.16%를 기록했고, 본투표에서 83.10%로 19개 시도에서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전체 유권자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승부처 수도권의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서울 등에서는 지난 대선보다 투표율이 올랐습니다. 정치권에선 '정권 심판' 성격의 투심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77.9%를 기록한 서울은 79.3%로 집계됐습니다. 이재명 당선인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의 '정치적 기반'이 된 지역인 경기는 78.4%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충청권도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에 속하는데요. 충남과 충북은 각각 74.8%, 충북 76.1%로 나타났습니다. 두 지역은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투표율이 평균치를 하회한 곳입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표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심판 선거'에도 80% 투표율 달성 못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9%대를 기록했습니다. 총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3524만916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인데요.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2.3%포인트 상승했지만, 87년 체제 이후 친위쿠데타와 내란을 겪으면서 탄핵 국면 후 맞이한 조기대선임에도 80%대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2017년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탄핵된 후 치러진 대선과 달리 80%대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달성한 것은 지난해 일어난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대 역대 대선 투표율을 보면 19대(77.2%), 20대(77.1%), 18대(75.8%) 순입니다. 16·17대까지 포함시킨 2000년대 평균 투표율은 약 73%입니다. 
 
지역별로 투표율은 광주가 83%대로 집계돼 전국 19개 시·도 중 가장 높았는데요. 전남과 세종, 전북도 각각 83.5%, 83.1, 82.5%를 기록했습니다. 세종을 제외한 전라도권은 사전투표에서도 모두 50%를 넘기며 평균치를 끌어올린 곳입니다. 이처럼 진보 색채가 강한 호남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건 정권 심판과 교체에 대한 열망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계엄과 내란을 겪으며 윤석열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투표로 이어진 것입니다. 실제 그동안 여론조사에서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권 재창출보다 20~25%가량 우세한 것이 실제 투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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