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공약, 실효성 여전히 의문
대선 후보들,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약 경쟁
글로벌은 법제화·인프라 구축 이미 활발
달러 중심으로 기운 시장…단계별 전략 필요성 대두
2025-05-29 15:40:18 2025-05-30 17:58:56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6?3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하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후보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디지털 금융 주권 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공약 수준으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요원해 보인다는 게 업계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글로벌 차원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사용처 확대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을 기존 법정화폐로 고정한 가상자산을 말합니다. 1개당 가격이 1달러로 고정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 USDC(USD코인)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반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송금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적어 편의성이 높습니다. 
 
글로벌 법제화 움직임…국내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 제기
 
주요국들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기 위한 법제화를 추진 중입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민간 주도로 육성하겠다는 친크립토 정책을 본격화한 상태입니다. 발행사의 국채 담보를 통한 안정적 발행을 지원하는 등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MiCA(미카) 규제를 통해 광범위한 스테이블코인 감독 체계를 마련했으며, 영국·홍콩·싱가포르 등도 발행·유통·감독 전반에 걸친 법적 기반을 강화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국내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디지털 금융의 문제를 넘어, 원화의 통화 주권 및 금융 안정성 확보와도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등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김문수 후보의 경우 발행자 요건, 준비자산 기준과 운용 조건, 투명한 회계와 공시 의무, 사용자 법적 권리 등 규율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실효성 확보 위해 단계별 전략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효성을 우려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대적으로 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달러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자극할 묘책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29일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중 98.9%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입니다. 테더의 경우 시장 점유율 7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CEO는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하려면 단순한 발행만으로는 부족하고 규제 공백 해소와 함께 글로벌 결제·정산 인프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사용 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정부·금융당국과의 협력 채널을 강화해야 하는 게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업계를 중심으로 나옵니다. 
 
단기적으로는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금융업법 등 관련 법안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규제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인데요.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의 합법성을 확보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중기적으로는 국내 주요 플랫폼과 핀테크 기업들이 협력해 스테이블코인의 결제·송금 등 실사용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편리하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스테이블코인의 의미가 강화된다는 지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채 기반 토큰화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와의 연계 등을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국제 금융 질서 변화에 대응하면서 국내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게 필수라는 설명입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만드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로 사용돼 우리의 통화 주권을 지키고, 통화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네이버(NAVER(035420)카카오(035720)·토스 같은 국내 플랫폼과 협력해 일상 서비스와 결합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생태계에 축적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6?3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하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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