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평 기자]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발전을 위한 5개 분야 도전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이 중에는 인공지능(AI) 등 딥테크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한벤투는 이를 위해 지난 20년간 벤처·스타트업의 마중물 역할을 해온 모태펀드의 존속 기간 연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대희 한벤투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모태펀드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언급하며, 향후 모태펀드의 역할과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표가 제시한 한벤투의 주요 도전 과제는 총 5가지로 △AI 등 딥테크 분야 투자 확대 △연기금 등 민간자본의 벤처투자 시장 유입 확대를 위한 모태펀드의 역할 모색 △비수도권 지역 벤처투자 지원 △신생·소형 VC 지원 △벤처 생태계의 글로벌화 등입니다.
특히 이 대표는 딥테크 분야 투자 확대와 관련해 "세계 각국이 딥테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혁신의 공급원이 되는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망 딥테크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전용 펀드 조성 등 전략적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모태펀드, 벤처투자 시장 '마중물' 역할
이날 이 대표는 모태펀드가 지난 20년간 이뤄낸 성과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모태펀드의 첫번째 성과로 마중물 효과를 꼽았습니다. 한벤투에 따르면, 모태펀드는 20년간 10조9000억원을 출자해 민간자금을 이끌어와 총 44조60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1만1000개 기업에 34조2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태펀드는 총 6조3000억원 규모의 창업 초기 펀드를 조성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왔습니다. 또 '루키리그' 출자 사업 등을 통해 신생 벤처캐피탈(VC)의 시장 진입을 유도해 벤처투자 생태계 확대에도 기여해왔습니다. 또한 모태펀드는 8개 지역 전용 모펀드를 결성하며 수도권 중심의 벤처투자 편중 현상을 개선해왔는데요. 비수도권에 투자된 금액만 2005년 12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로 늘었습니다. 20년 동안 12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태펀드는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운영됐습니다. 이 글로벌 펀드는 국내 벤처·스타트업에 총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출자금액 대비 약 2.3배 투자 유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12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모태펀드 존속 기간 연장, 최우선 과제"
다만 이 대표는 모태펀드의 투자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모태펀드의 존속 기간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짚었습니다. 이에 모태펀드의 영구화 혹은 존속 기간 연장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 기술 패권 경쟁, 산업 구조의 변화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며 침체와 반등 사이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면서 "반등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는 다름 아닌 혁신벤처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태펀드 운영의 안정적 기반이 다져져야 한다"며 "모태펀드 존속 기간 도래는 현재 저희가 당면한 중요한 이슈로, 모태펀드 존속 기간 연장 또는 영구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신임 대표이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벤처투자)
김지평 기자 j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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