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엔터, '외형성장' 속 가려진 '콘텐츠 부진'
환율 보정으로 성장…실제론 매출 감소
창작자 고용 불안·다양성 상실 문제 해결 '급선무'
2025-05-26 14:56:59 2025-05-27 08:39:1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네이버(NAVER(035420))웹툰의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변동환율 기준으로 분기 매출 첫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웹툰엔터의 최대 시장인 한국에서 콘텐츠 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는 까닭입니다. 업계는 웹툰엔터의 실적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웹툰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경고합니다. 
 
웹툰엔터는 앞서 2024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간 바 있습니다. 고정환율을 기준으로 볼 때 2024년 2분기 매출은 3억5030만달러로 11.1%가 증가, 3분기는 13.5% 증가, 4분기는 10.4%가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변동환율 기준 매출로 보면 이 기간 3억2570만달러(4464억6900만원)로 전년 대비 0.3% 감소하며 역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변동환율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2~4분기 매출 성장 폭 역시 크게 줄어듭니다. 2024년 2분기 매출은 3억2100만달러(4400억2600만원)로 전년 대비 0.1% 증가, 3분기 매출은 3억4790만달러(4769억100만원)로 9.5% 증가, 4분기는 3억5280만달러(4836억1800만원) 5.6%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변동환율분을 적용한 것이 실제 매출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의 경우도 성장했다고 보기엔 다소 부족한 수준입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고정환율 기준 매출 성장도 둔화세를 보이는 등 구조적인 성장 정체 국면을 맞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조정 EBITDA는 2024년 2분기 2240만달러, 3분기 2890만달러로 전년 대비 8배 이상 늘었지만, 이는 웹툰·만화 콘텐츠 자체의 수익성보다는 마케팅 효율화와 비용 통제 효과로 이뤄진 결과입니다. 본질적 콘텐츠 수익성 회복이 아닌 재무적 구조조정 효과라는 점에서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콘텐츠 부진 신호는 ARPPU(유료 사용자당 평균 매출)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한국 유료 월간 사용자수(MPU)는 2024년 2분기 7.3% 감소를 시작으로 3분기 7.3%, 4분기 7.1%, 2025년 1분기 7.3%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웹툰 산업은 코로나19 시기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사용자들의 여가 활동이 다양해지고 숏폼 등 새로운 미디어가 급성장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습니다. 그나마 일본 시장이 빠르게 기존 종이 만화 시장에서 디지털 만화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웹툰엔터 매출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일본 시장의 유료콘텐츠 매출(1억5040만달러)은 한국(7703만달러)에 비해 2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다행히 일본 시장이 성장하고 있긴 하나 이것만 두고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웹툰엔터는 현재 글로벌로 시장을 확장하려 하고 있는데 일본 외엔 아직 성과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다른 글로벌 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 한국 콘텐츠 영역이 실적을 함께 뒷받침해줘야 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현장에선 콘텐츠 다양성 상실과 창작자 고용 불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 시장 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 웹툰 작가는 “지금의 웹툰 산업 구조는 작품의 다양성과 실험을 가로막고, 양적 생산만을 강제한다”며 “결국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로와 고통만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작가는 “웹툰 작가들은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구조 속에서 창작자는 생존을 위해 기존 작품만 반복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때우며 새로운 작품을 시도할 여유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증권가도 웹툰엔터의 국내 콘텐츠 매출 부진을 두고 경고성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부진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시장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일본을 제외한 북미 등 웹툰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아직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계속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성장 둔화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닌 웹툰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와 맞닿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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