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승로 성북구청장 "지역상품권 집행률 95%…올해 710억 푼다"
지역상품권 발행 규모, 강남구에 이어 2번째…누적 3000억원
강북횡단선·현대식 노인복지관·청년창업센터·복지재단 조성
"현장구청장실, 문제 접수와 주민 의견 반영, 실천의 구심점"
2025-05-15 06:00:00 2025-05-15 09:54:24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성북구는 서울에서 손꼽힐 정도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많이 발행합니다. 올해도 성북사랑상품권을 710억원어치 발행하려고 해요. 윤석열정부 들어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삭감돼 저희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늘어났지만, 지역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제도 중에선 이게 최고라고 봅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수단으로 성북사랑상품권을 애용해왔습니다. 2020년 30억원 규모로 발행을 시작했지만, 올해엔 710억원 규모를 풀 예정입니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740억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액수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강남구의 재정자립도는 56.1%로 서울 자치구 중 1위입니다. 성북구(18.7%)는 19위입니다. 재정자립도를 고려하면, 성북구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는 이 구청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어서 가능한 셈입니다. 
 
이 구청장은 9일 구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북사랑상품권 집행률이 95%"라며 "2021년부터 올해까지 성북사랑상품권으로 풀리는 약 3000억원이 성북구 내에서만 도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9일 서울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이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민선 8기 성과와 후반기 구정방향은 무엇입니까. 
 
민선 8기 동안 도시 인프라 개선, 교통망 확충 등을 통해 지역 내 불균형을 해소했습니다. 주민 모두가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균형발전 도시 조성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후반기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120여개의 주거 정비 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고, 동북선과 강북횡단선 같은 대중교통 인프라도 끊임없이 추진 중입니다. 임기 안에 가시화될 수 있고, 주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강북횡단선 신속 재추진 촉구'를 위한 구민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향후 계획이 무엇입니까.
 
성북구민은 물론 관내 8개 대학 관계자와 재학생, 종교단체가 협력해 한 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26만명의 서명 동참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결과 관계기관에 강력하게 노선 계획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변경 계획(안)'에 계획된 강북횡단선이 당초 노선 수립 목적에 부합하도록, 성북구를 거쳐 청량리역으로 연결되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강북권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정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초에 지역 내 경로당 183개소를 방문하셨는데요. 어르신들에 관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이 있나요. 
 
성북구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9.9%인 약 8만3000명입니다. 급격한 노령화에 따른 노인 1인 가구 증가, 노인 우울증, 고령 노인 빈곤 문제에 대응하고자 노인복지 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어르신의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년 생활을 지원하는 현대식 노인복지관 건립을 성대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식 노인복지관은 미아리고개에 2026년 준공될 예정입니다. 현대식 노인복지관은 노인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자립을 돕는 게 목적인 문화시설입니다. 연 15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일평균 600명 이상의 어르신이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성북구엔 대학이 8개나 있습니다. 청년의 도시인 셈이죠. 청년을 위한 정책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북구 청년 인구는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합니다. 우선 불법 유해업소들이 즐비했던 길음동 삼양로 거리를 길음청년창업거리로 만들었습니다. 예비 청년 창업가가 창업을 하려고 하면 리모델링과 월세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마케팅 교육 등 가게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끔 돕고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는 '길:이음'(길음청년창업거리에 위치한 청년 창업지원 공간)과 인근 부지를 병합해 '성북청년스마트창업센터(가칭)'를 개관할 예정입니다. 성북청년스마트창업센터는 신성장산업 창업 인프라를 갖춘 청년 창업과 1인 창조기업 거점 시설이 될 겁니다. 또 인근 대학들과 협약을 맺어 청년 창업을 위한 클러스터도 구축했습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9일 서울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장기화된 내수 침체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성북구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성북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주민생활안정 특별대책반'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민생경제 △취약계층 △재난안전 △의료보건 △생활교통 등 5대 분야를 지정해서 특별 대책을 이행하기 위해 운영되는 조직입니다. 성북사랑상품권 발행과 저금리 특별융자 지원, 복지 서비스 강화, 긴급 의료 지원, 주민 안전 교육, 보건 환경 개선, 교통체증 해소 같은 걸 하는 겁니다. 
 
특히 성북사랑상품권이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도 71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74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입니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삭감돼 저희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늘어났지만, 지역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제도 중에선 이게 최고라고 봅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집행률은 95%에 육박합니다. 성북사랑상품권으로 풀리는 약 3000억원이 성북구 내에서만 도는 겁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특별융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체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하는, 총 300억원 규모의 융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338개 업체를 대상으로 142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정치철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장구청장실의 위력을 체감한 사례는 무엇인가요. 
 
제일 보람이 됐던 건 주민들의 반응입니다. 주민들께서 동네를 위해 말씀해주신 이야기를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음으로써 더 나은 성북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에는 처음으로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을 위해 '1000원의 아침밥' 지원사업을 시행했습니다. 그해 5월쯤 한 대학 잔디광장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청년 분야 현장구청장실'을 열었습니다. 청년들의 고민과 성북구의 청년 정책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그때 한 학생이 발언하기 전에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오늘 1000원 아침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라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정책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긴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현장에서 답을 찾는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려고 합니다. 현장구청장실은 문제를 접수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하며 실천까지 이어지는 구심점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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