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장기 불황을 겪는 석유화학업계가 기존 석유화학 제품 대신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는 등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시장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스페셜티 제품 전환을 한시라도 빨리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터배터리 2025 LG화학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사진=이명신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배터리 소재 등 스페셜티 제품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이차전지용 코팅집전체 등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소재를 개발 중입니다.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 음극재용 기능성 코팅 소재(코팅액)과 같이 배터리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소재들을 중심으로 사업 진출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하우징 소재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ESS 배터리 셀을 감싸는 팩으로 석화 기초 제품들을 결합한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을 이용했습니다. 기존 소재보다 강도가 높은 ABS는 복합 스페셜티 소재로 기존 배터리 팩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배터리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고 싶은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LG화학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에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최대 6만톤(t) 규모의 양극재 생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중에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양극재)'를 양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LPF양극재는 전구체를 따로 만들지 않고 메탈에서 바로 소성(고온 열처리)해 양극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이에 전구체 생산에 들어가는 투자비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저온 출력 등 성능도 개선했습니다.
LG화학의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 LG Precursor Free).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인터배터리 2025에 참여해 “생태계 구축에 있어 LG화학은 과거부터 선도적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기술 투자와 개발, 생산 공정 투자를 통해 생태계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지난해 업계 불황에도 스페셜티 제품을 토대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728억원으로 전기차용 고기능성 타이어 합성고무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등 스페셜티 제품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선 기술 개발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합니다. 중국산 범용 석화 제품에 비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이 석유화학 산업을 키우고 있어 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겁니다.
롯데케미칼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하우징 소재.(사진=롯데케미칼)
석화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업계가 살아날 길은 스페셜티 제품 개발이 최선”이라며 “정부에서도 경쟁력 제고 방안을 추진하는 만큼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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