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침체 충격에 2500선 겨우 방어
큰손 매도에 개인 홀로 버텨…낙폭 축소
2025-03-11 17:01:05 2025-03-11 17:01:05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R(경기침체)의 공포'가 국내 증시를 덮치면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장초반 급락세로 한때 2500선 붕괴 목전에 다가섰으나 천천히 낙폭을 줄여 1%대 하락률로 마감했습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9% 급락한 2537.25에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낙폭을 키워 장 중 한때 2500선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 매수세로 시장이 버텼습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07억원, 236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4916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셀트리온(068270)(0.11%), 기아(000270)(0.41%)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0.19%), SK하이닉스(000660)(-0.05%)는 장중 2~3%대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반등하며 낙폭을 줄여 보합권에서 마감했습니다.
 
이날 새벽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판매량 급감 여파로 급락한 탓에,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들도 긴장했으나 장 초반의 충격을 추스르며 낙폭을 줄였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2.43%), POSCO홀딩스(005490)(-4.51%), 포스코퓨처엠(003670)(-2.92%), 삼성SDI(006400)(-3.24%), 에코프로비엠(247540)(-3.25%), 에코프로(086520)(-2.84%) 등이 동반하락했으나 오늘 최저가보다는 많이 회복한 결과입니다.
 
코스닥은 0.6% 내린 721.47에 마감했습니다. 개장가는 2.15% 급락한 710.2였으나 꾸준히 저점을 높였습니다.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으나 휴젤(145020)코오롱티슈진(950160)은 각각 2.17%, 5.13%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년 반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테슬라를 포함한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의 시총은 하루 만에 1100조원 증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시장의 반응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올해 경기침체가 예상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과도기(transition)에 있다"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일시적 경기 충격을 감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으나 주요국들이 미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보니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긴 꼴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여파로 비트코인도 8만달러 아래로 급락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7만7000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주요 가상화폐도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정부 자금으로 직접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11일 만입니다. 
 
다만 외환시장은 비교적 차분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전 거래일(1452.3원)보다 5.9원 오른 1458.2원에 마감했습니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570.39)보다 32.79포인트(1.28%) 내린 2537.60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25.82)보다 4.32포인트(0.60%) 하락한 721.50에 거래를 마쳤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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