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5에서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과거엔 규모로 압도해왔다면 이번 MWC에서는 기술력을 주도하며 MWC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화웨이 부스를 돌아본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쉽지 않겠다"는 평까지 내놨습니다.
기술력 과시한 화웨이, 한국에 주파수 관련 충고도
화웨이는 올해도 전체 8개 전시관 중 1관의 80%를 차지하며 부스 중 최대 규모를 과시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전시관보다 무려 4~5배가량 넓습니다.
화웨이는 5G에서 진화한 네트워크인 5G-어드밴스(A) 기술 현황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 중심 네트워크 구현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화웨이 관계자는 "올해 5G-A 상용화가 가속화될 전망으로, 지능형 세상을 위해 전세계 통신사, 파트너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G-A는 5G보다 10배 빠른, 최고 10Gbps의 속도를 구현해 AI와 로봇, 자율주행 등의 발전에 필수적인 통신 환경으로 꼽힙니다.
MWC2025 화웨이 부스. (사진=뉴스토마토)
화웨이는 AI 시대에서 네트워크의 진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AI 중심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개하며 통신사가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원활하고 우수한 경험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새롭게 공개된 솔루션은 고품질 오픈소스 AI 모델의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AI 애플리케이션의 더욱 새롭고 다양한 혁신을 지원한다"며 최근 중국 딥시크가 불을 붙인 오픈소스 AI 생태계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도 주파수 추가 할당에 나서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짚었습니다. 부스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연결성에서 경험으로 초점을 전환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통신사 수익을 증대시킨다"며 "한국도 주파수 추가 할당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전기차 내놓은 샤오미
MWC2025 샤오미 부스에 전시된 전기차. (사진=뉴스토마토)
중국의 기술 진보는 네트워크 분야 외에도 전방위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조 배터리, 생활 가전 중심 전시를 꾸렸던 샤오미는 이번에 전기차 SU7을 전시하며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전기차 시리즈 SU7 울트라와 SU7 맥스를 모두 전했는데요.
시승행사를 통해 탑승해본 SU7 맥스의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차량 내부 정보를 담은 디스플레이와 함께 샤오미 스마트폰이 놓여 있었습니다. AI 비서 샤오아이가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용자 정보와 연동돼 명령을 이해하고 차량과 관련된 모든 작동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TV를 켜거나 청소기를 돌리는 명령이 가능합니다. 개인 맞춤 오디오 기능이 있어, 운전자가 중요한 전화를 받을 때 운전석에서만 통화 내용이 들리고 다른 승객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분리한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관람 후 머리 많이 아팠다"…유 장관 솔직한 토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MWC2025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국의 눈에 띈 발전에 유상임 장관도 "화웨이가 급성장을 하고 있으니 살펴보려고 갔는데 놀랐다"라며 "정신 차리지 않으면 쉽지 않겠다가 솔직한 심정"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국은 제치고 G3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관람 후 머리가 많이 아팠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이번 MWC 참관을 마친 유 장관은 우수 인재 확보와 유출 방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유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전세계의 우수 인재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있는데, 최소한 인재 유출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5년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 중요한 골든타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해외로 나가려는 인재는 막고, 해외에 있는 인재는 유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 장관은 또 중국의 샤오미가 이번 전시회에서 약 5조8000억원을 연구개발(R&D) 예산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려도 표했습니다. 유 장관은 "중국은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과제가 분산되고 예산 규모가 적어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구문화와 환경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기존 관행을 탈피하고, 앞으로 5년 동안 변화하면서 국가가 필요한 핵심 연구들을 수행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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