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월급쟁이, 중기보다 2배 더 번다…남녀 격차도 1.5배
'최저임금 상승'에 대·중기 임금 격차 소폭 축소
남성 425만원·여성 279만원…3년째 격차 확대
2025-02-25 16:52:15 2025-02-25 18:34:03
[뉴스토마토 박진아·김성은 기자]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593만원, 중소기업은 298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기업 임금 상승률이 4%를 넘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전년보다 좁혀졌지만, 여전히 약 2배가량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 소득도 1.5배 차이가 나면서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년째 확대됐습니다. 아울러 재작년 수출 감소로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은 2.7%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출 부진에 임금근로 소득 증가율 '역대 최저'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임금근로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2023년 12월 363만원으로 전년보다 2.7%(10만원) 증가했습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6년 이후로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평균소득 증가율은 △2020년 3.6% △2021년 4.1% △2022년 6.0%까지 증가한 후 △2023년 2.7%로 다시 감소했습니다.
 
소득을 크기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값을 의미하는 중위소득은 278만원으로 전년보다 4.1%(11만원) 상승했습니다. 중위소득 증가율도 전년(6.9%)보다 낮아졌습니다. 소득 증가율 둔화는 2023년 수출 감소로 인한 대기업 소득이 줄어든 영향 등으로 분석됩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3년은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가 나타난 시기였다"며 "국내 수출액이 전년보다 7.5% 감소하면서 성과급이나 특별급여 지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평균소득은 593만원으로 전년 대비 0.4%(2만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298만원으로 4.3%(12만원)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영향이 컸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 간 격차는 줄었습니다. 실제 대·중소기업의 소득 격차는 2022년 2.07배(305만원)에서 2023년 1.99배(295만원)로 다소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2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이면서 소득 양극화의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구조적으로 원청과 하청업체 관계인 경우가 많다"라며 "이익 창출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열세에 있고 자금 여력 또한 부족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최소화해야 하는 처지"라며 대·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대·중소기업의 높은 임금 격차가 유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에 인재 유입이 늘어나고 생산성이 높아져 고임금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임금은 기업 생산성과 실적 등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며 "중소기업이라도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생산성이 높을 것이고 근로자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중소기업 또는 혁신기업 지원을 강화해 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임금 격차를 줄여 나가야 한다"며 "초기 단계에서는 인건비까지 지원해야 고용으로 이어지고 추후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제 허리' 40대 소득 가장 많아…'금융·보험업' 1위 
 
성별 소득 격차도 확대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재작년 남성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426만원으로 전년보다 3.0%(12만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여성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279만원으로 2.8%(8만원) 상승했습니다. 남성의 소득 증가율이 여성을 상회하면서 남녀 간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2021년부터 3년째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연령대별 평균소득은 4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재작년 40대는 451만원, 50대는 429만원, 30대는 386만원 순으로 소득이 높았습니다. 평균소득 증가율은 19세 이하가 5.0%로 가장 높았으며 50대(3.5%), 40대(3.1%)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산업별로는 대기업이 주로 분포한 금융·보험업(753만원),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675만원)이 가장 높은 소득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숙박·음식업(181만원)과 협회·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223만원)이 가장 낮았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대기업이 많은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0.7%), 금융·보험업(-0.6%)은 감소했습니다. 중소기업이 많고 최저임금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 건설업(5.6%), 숙박·음식업(5.2%), 사업시설관리업(5.2%) 등은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기업 비중이 높은 금융·보험업, 전기·가스공급업은 평균 소득이 높은 편인데 2023년의 경우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반대로 일용 일자리가 많은 산업 소득이 올랐는데, 당시 최저임금이 약 5% 인상하면서 소득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김성은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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