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체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차철우 기자] 윤석열씨 체포를 계기로 탄핵심판 절차에 속도가 붙으면서 향후 정국은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4일 첫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열고 본격적인 탄핵 심리에 나선 가운데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르면 4월, 늦어도 6월에는 대선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인 대선 구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입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로선 선거법 위반 사건 최종 결론과 확정 시기에 정치적 명운이 걸린 셈입니다.
윤석열 체포 계기…헌재 탄핵심판 '탄력'
헌재는 16일 2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열었습니다. 앞서 헌재는 1월14·16·21·23일, 2월4일로 5회에 걸쳐 변론기일 지정했습니다. 헌재는 탄핵소추안이 제출된 뒤 180일인 오는 6월 초 안에 심리를 마쳐야 합니다. 아무리 늦어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4월18일 전에는 결론을 내릴 것이란 전망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탄핵심판 결론이 더 빨리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례를 보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은 접수 63일 만에,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은 91일 만에 선고됐습니다.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2~3월 안에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수사에 임하는 윤씨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헌재의 탄핵심판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윤씨는 첫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례를 볼 때 윤씨의 비협조 태도는 헌재 탄핵심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입니다.
만약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윤씨는 즉시 파면되고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해 다음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집니다. 현재로선 이르면 4월, 늦어도 6월의 대선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힙니다.
야, 이재명 '독주'…여, 혼전 속 김문수 '부상'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각 정당이 경선 등을 통해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한 달입니다. 현재 대선 판세도 여야를 통틀어 이재명 대표 '1강 체제'입니다. 민주당 내부에선 사실상 적수가 없고, 국민의힘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날 윤씨 체포 직후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오는 20일 당내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이같은 민생행보는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작업으로 읽힙니다.
이 대표를 제외한 야권의 다른 주자들도 윤씨가 체포되자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페이스북에 "폭넓은 민주주의 연대와 민생경제 연대가 필요하다"며 '연대'를,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제 시급한 것은 '경제의 시간'"이라며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이제 둘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추스를 차례"라며 '통합'에 방점을 뒀습니다.
국민의힘의 대선 구도는 예측불허입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줄곧 원톱을 유지했던 한동훈 전 대표의 힘이 빠지면서 '이재명 대항마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여권의 유력 주자로 부상하면서 더 복잡해졌습니다. 크게 보면 김문수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의 4강 혼전 양상입니다. 김 장관의 경우, 윤씨 체포 과정에서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심은 '이재명 대세론'…사법리스크 '최대 변수'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이재명 대세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날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1월13~15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가 2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김문수 장관은 13%의 지지를 받으며 2위로 부상했습니다. 이어 홍준표 시장 8%, 오세훈 시장 6%, 한동훈 전 대표 5%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월7~9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서도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선 이재명 대표가 32%로, 압도적 1위였습니다. 2위에는 김문수 장관(8%)이 올랐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6%, 홍준표 시장 5%, 오세훈 시장 3% 순이었습니다.
3자 구도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우위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2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여론조사 결과(12월30~31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ARS 방식)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포함한 3자 구도에서 오세훈 시장과 홍준표 시장, 한동훈 전 대표를 상대로 절반에 달하는 지지를 얻으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그의 대선 가도에 있어 최대 변수입니다. 사건 심리가 빠르게 진행돼 조기 대선 전에 당선 무효형의 1심 판결이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상실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 대표 선거법 2심의 선고 결과과 시점에 관심이 쏠린 상태입니다.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받는다면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고 시점과 관련해서도 최근 공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오는 3월 중순까지 새 사건 배당을 받지 않는데요. 재판부에 신건 배당이 중지되면서 재판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차철우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