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선 가상대결에서 50%에 달하는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3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안 의원을 압도했는데요. 안 의원은 이 대표를 상대로 한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안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추격에 강한 압박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단 1.8%포인트였습니다.
2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54차 정기 여론조사(신년특집 대선 가상대결)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안철수 의원, 민주당 후보로 이재명 대표, 개혁신당 후보로 이준석 의원이 맞붙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9.5%는 이 대표에게 지지를 보냈습니다. 이어 안 의원을 선택한 응답은 14.8%였습니다. 이 의원은 13.0%의 지지를 받아 뒤를 이었습니다. 이 대표와 안 의원의 격차는 34.7%포인트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1, 2위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컸습니다. '기타 다른 후보' 9.7%, '적합한 후보 없다' 12.2%로 집계됐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0.8%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4%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영남, 이재명·이준석·안철수 순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이 대표가 안 의원에게 확실한 우위를 보였습니다. 20대 이재명 42.2% 대 안철수 22.3% 대 이준석 21.6%, 30대 이재명 47.9% 대 이준석 16.8% 대 안철수 12.4%, 40대 이재명 61.4% 대 안철수 11.4% 대 이준석 9.9%, 50대 이재명 61.6% 대 안철수 11.9% 대 이준석 7.2%, 60대 이재명 47.1% 대 안철수 12.4% 대 이준석 11.5%였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70세 이상에선 이재명 31.2% 대 안철수 19.9% 대 이준석 12.8%로, 역시 이 대표가 앞섰습니다. 다만 70세 이상에서 '기타 다른 후보'(18.2%)와 '적합한 후보가 없다'(15.2%)를 선택한 응답의 합이 30%를 상회했습니다. 주로 여권의 지지층이 3명의 후보 외 다른 답을 선택하며 이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 의원이 윤석열 씨에 대한 탄핵에 적극적 행보를 한 게 여당 지지층의 반발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가 안 의원에게 압도적 우위를 보였습니다. 특히 보수진영의 핵심 지기 기반인 영남에선 이 의원이 안 의원을 3위로 밀어냈습니다. 대구·경북(TK) 이재명 43.3% 대 이준석 17.5% 대 안철수 13.8%, 부산·울산·경남(PK) 이재명 43.6% 대 이준석 21.0% 대 안철수 13.3%였습니다. 이 또한 주로 여권의 지지층이 다른 선택지로 눈을 돌리며 안 의원의 지지세가 약화된 탓으로 분석됩니다.
이외 서울 이재명 49.4% 대 안철수 16.8% 대 이준석 9.1%, 경기·인천 이재명 54.6% 대 안철수 15.2% 대 이준석 10.1%, 대전·충청·세종 이재명 41.1% 대 안철수 16.1% 대 이준석 13.9%, 광주·전라 이재명 54.4% 대 안철수 15.3% 대 이준석 11.5%, 강원·제주 이재명 55.7% 대 이준석 13.6% 대 안철수 6.3%였습니다.
지난 2022년 3월2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국힘 지지층 '20%대 지지율'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선 이재명 47.6% 대 이준석 18.2% 대 안철수 11.8%로, 이 대표가 우위를 보였습니다. 안 의원의 중도층 지지율은 이 대표를 상대로 한 국민의힘 후보 중 가장 낮았습니다. 평소 중도층 유권자에게 소구력이 있다고 평가받았던 안 의원이지만, 이번 조사에선 중도층에서의 강점이 약화됐습니다.
진보층에선 이재명 77.6% 대 이준석 8.9% 대 안철수 8.3%로, 이 대표의 지지세가 압도적이었습니다. 보수층의 경우, 안철수 24.5% 대 이재명 24.3% 대 이준석 11.0%로, 안 의원과 이 대표의 지지율이 팽팽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 중 이 대표를 상대로 보수층에서 지지율 20%대를 기록한 것은 안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뿐입니다. 보수층에서 '기타 다른 후보'(19.5%)와 '적합한 후보가 없다'(19.9%)를 선택한 응답의 합이 40%에 달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안철수 28.3% 대 이준석 14.3% 대 이재명 8.3%로 조사됐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안 의원의 지지율이 20%대에 그쳤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기타 다른 후보'(23.4%)와 '적합한 후보가 없다'(24.7%)를 선택한 응답의 합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이재명 83.3% 대 이준석 9.5% 대 안철수 5.4%였습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선 65.1%가 이 대표에게, 개혁신당 지지층의 58.0%는 이 의원에게 지지를 보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