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업황 악화로 현대제철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과급 지급 문제를 두고도 노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끝모를 불황에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난항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1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현대제철 노동조합)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성과급을 주지 않겠다는 제시안을 내 반발성 1인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사측이 최근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함께 지난해 줘야할 성과급을 올해 임급협상으로 갈음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시위에 나선 것입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작년 임단협이 타결될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회사가 납득할 수 있는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총파업까지 쟁의행위 강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현대제철 노사는 작년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해를 넘겨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임단협도 2023년 9월에 시작해 이듬해 4월에 타결된 바 있는데, 이번 임단협 역시 장기화되는 국면입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재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현재 철강업 불황으로 설비 가동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실적 악화도 계속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현대제철은 공장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경북 포항2공장도 폐쇄하기로 결정한 바 있지만, 노조의 반대로 일부 재가동 2조2교대 근무 축소 형태로 공장을 운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081억원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1.4% 급감한 수치입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의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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