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 없는 빡빡한 운항스케줄…제주항공 업무량 ‘도마’
작년 조종사 1명당 75.5편 비행
진에어 59편 티웨이 53편 대비↑
2025-01-09 14:19:43 2025-01-09 14:19:43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제주항공(089590)의 조종사 1명당 평균 국제선 여객기 운항 편수가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에 비해 더 많은데 비해, 여객기 당 정비인력은 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운항 편수 대비 조종사 및 정비사 부족으로 인당 부담해야 하는 업무량이 과중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3년 1월 1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 항공기가 계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9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작년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 편수는 4만8642편으로 티웨이항공(3만3267편), 진에어(2만9416편)와 비교해 월등히 많았습니다. 또 이를 재직 중인 조종사 인원으로 나누면, 제주항공의 경우 조종사 1명이 75.5편에 달하는 비행을 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기간 진에어 59.06편, 티웨이 52.8편과 비교해 과중한 업무량입니다. 2025년1월2일 기준으로 저비용항공사에 소속된 조종사 수는 각각 제주항공 644명, 진에어 498명, 티웨이 628명입니다.
 
운항 편수가 많다는 것은 조종사들의 업무 피로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이·착륙 횟수도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상 이·착륙 과정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등과 같은 사고 발생률이 높은 탓에 조종사들의 집중력은 이때 최고조에 달합니다.
 
실제 제주항공은 코로나 엔데믹에 진입하면서 운항스케줄을 더욱 빡빡하게 편성한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 여객기 45대를 운영하던 제주항공의 월평균 항공기 가동시간은 421시간이었습니다. 39대를 운영한 2024년 3분기에는 418시간을 기록했습니다. 5년 사이 항공기는 되레 6대나 줄었는데 가동시간은 겨우 3시간만 준 것입니다. 운항스케줄을 무리하게 편성해 조종사의 피로도가 누적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앞선 2일 제주항공은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빠듯한 운항스케줄 편성으로 조종사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지적에 대해 “외국에 도착하면 규정에 따라 24시간 체류한다”며 “비행 근무 시간을 고려해 스케줄을 배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규정 외 별도 추가 휴식 시간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정비사 인력 역시 부족했습니다. 국토부에서는 항공기 1대당 정비인력 12명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항공 정비사는 대당 11.2명에 그쳤다가 지난달 충원해 현재 12.7명으로 권고 기준을 최근에야 넘겼습니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38명, 하반기 27명의 정비사를 추가 고용해 연말 기준 560명을 갖춘다는 계획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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