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서면계약 지연 관행' 크래프톤·넥슨에 과징금

크래프톤, 용역 시행 97일 지나 서면 발행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용역 업체와의 서면 계약을 관행적으로 미뤄온 크래프톤(259960)과 넥슨에 수천만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엔씨소프트(036570)에 재발방지를 명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이날 공정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는 게임 관련 그래픽·모션·녹음 등 용역에 대한 서면 계약서를 용역 업체의 업무 수행 이후 발급했습니다. 일부 거래에선 계약 종료 이후 서면을 발급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토마토)

 

크래프톤은 2021년 3월2일부터 2023년 5월16일까지 24개 수급사업자에게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리소스 제작을 포함한 용역 42건을 위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도급 계약 내용 등을 기재한 서면을 용역 수행행위 시작일부터 최소 1일부터 최대 97일이 지난 후에 발급했습니다.

 

넥슨코리아는 2021년 1월4일부터 2023년 5월25일까지 수급 사업체 12곳에 '버블파이터' 등 게임 리소스 제작을 포함해 용역 75건을 위탁했습니다. 하지만 용역 수행 이후 최소 1일부터 최대 86일이 지난 후에야 서면을 발급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12월22일부터 2021년 2월4일까지 수급 사업체 8곳에 '리니지' 등 게임 리소스 제작을 포함한 용역 28건을 위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도급 서면 계약서를 용역 시작일부터 최소 1일부터 최대 35일이 지난 뒤에야 냈습니다.

 

세 회사 모두 일부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야 서면을 발급하기도 했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3조 1항은 수급 사업자가 원사업자로부터 위탁받은 용역 수행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하도급 대금과 지급 방법 등 계약 내용이 적힌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당사자 간 불필요한 분쟁을 막고 수급 사업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게임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서면 지연 발급의 거래행태를 적발하여 제재한 건으로서, 향후 동일·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사업자의 경각심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하도급거래에서 수급사업자의 지위를 더욱 열악하게 하거나, 하도급 관련 분쟁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서면 발급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시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소프트웨어·콘텐츠 등 신산업 분야에 조사 역량을 집중 투입해 수급 사업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하도급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