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완성차 1·2위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723만대를 판매했습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는데요. 내수 판매 부진의 영향입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739만2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올해 경영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현대차·기아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23만1248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전년(730만4282대) 대비 약 1% 감소한 수치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각각 414만1791대, 308만9457대로 집계됐습니다. 현대차는 1.8% 감소했고, 기아는 0.1% 늘었습니다. 양사가 지난해 각각 목표로 제시한 424만3000대, 320만대 등의 판매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내수 판매 부진을 겪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7.5% 감소한 70만5010대를, 기아는 같은 기간 4.2% 감소한 54만10대를 판매했습니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해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 비우호적인 대내외 경영환경에도 주요 신차들의 판매 지역 확대 및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 등을 통해 고부가차종 중심의 판매 전환 개선을 이뤄냈다고 밝혔는데요.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달성하는 성과도 달성했습니다. 기아 역시 해외 시장의 판매 호조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연간 판매 기록을 썼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친환경차 판매 기반을 강화하고 북미 생산 체계 확대를 통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는 등의 전략으로 수익성을 꾀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이를 통해 현대차는 417만4000대, 기아는 321만6200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 기조는 변수
다만, 글로벌 경제 저성장 기조 속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정책은 올해 현대차·기아가 넘어야 할 불확실성의 장벽으로 꼽힙니다. 가장 큰 위협은 ‘관세’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을 포함 멕시코, 캐나다 등에 대한 보편 관세 부과 시나리오에 따라 자동차의 수출 감소 효과가 최대 13.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기아의 미국 수출 기지로 생산 물량의 절반 이상을 북미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관세 부과 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증권가는 보편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차의 전기차 5종(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EV6·EV9, 제네시스GV70 전동화 모델)은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최대 7500달러 규모의 보조금(소비자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됐는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IRA 보조금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의 내부 문건을 토대로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은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전망에 따라 선제적 리스크 대응 역량을 제고함과 동시에 현지 판매·생산 체계를 강화하겠다”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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