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경영진단)②세금감면 효과 누린 기업집단, 당기순이익 호조
3분기 당기순이익 29.8조…전년동기비 39% 성장
영업이익에 법인세 24% 적용한 세후이익보다↑
정부 특정 산업 세액공제, 배당 감세 효과 톡톡
2024-12-27 15:22:37 2024-12-27 17:03:04
[뉴스토마토 이재영·박혜정 기자] 윤석열 정권의 각종 감세 정책에 힘입어 올해 10대그룹 상장사들은 전년보다 많은 당기순이익을 벌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었는데 작년에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컸습니다. 실상 산업경기는 미중갈등과 중국발 가격공세 등으로 구조적인 위기가 두드러진 한해였습니다. 정부의 각종 세제 지원 아래 기업집단이 버티고 있지만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회복 방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고환율에 기업들 실적 편차 커
 
27일 <뉴스토마토>가 10대그룹 상장사(금융사 제외)들의 실적 데이터(연결 기준)를 취합한 결과, 이들의 총 매출은 3분기 480조3191억원, 3분기 누적 1415조805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 5.7%씩 증가했습니다. 국제유가에 연동해 각종 제품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반도체 메모리 시황이 반등했고, 매출 기저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환율로 원자잿값이 오르면서 매출원가가 오른 원인도 있습니다.
 
그 탓에 10대그룹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정유 및 화학업체와 철강업체, 그밖에 내수업종 위주로 감소했습니다. 3분기 누적 기준 SK, SK이노베이션,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조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22조4909억원 증가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저효과와 23조4608억원 오른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호실적 등에 힘입어 상장사들 합산 이익은 성장했습니다. 10대그룹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은 3분기 35조7729억원, 누적 102조8402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45.5%, 368.5%씩 늘었습니다.
 
이들의 당기순이익은 3분기 29조8489억원, 3분기 누적 81조8237억원으로 각각 38.8%, 72.0% 성장률을 나타냈습니다.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율 24%를 적용해 세후이익을 단순 계산하면 3분기 27조1874억원, 3분기 누적 78조1585억원이 됩니다. 실제 당기순이익은 이보다 많은 것이 확인됩니다.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과세 규정이 완화됐다. 사진은 발표 단상이 놓인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장. 사진=뉴시스
 
기업집단에 집중된 세금 감면 효과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기업들의 금융비용(영업 외 비용)도 늘어난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개별기준 3분기 누적 금융비용이 4조8101억원으로 금융수익 4조4488억원보다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10대그룹 상장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세후이익보다 높은 원인은 정부의 반도체, 전기차 등 특정 산업(국가첨단전략기술, 특화단지 등)에 집중된 세액공제와 해외자회사 배당감세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개별기준으로 작년 배당금수입이 29조49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730.5%나 증가한 수치였습니다. 정부는 해외 유보 재원의 국내 송금을 촉진하기 위해 2022년말 세법개정을 해 해외 자회사 배당의 익금불산입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후 기업집단 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이 늘어난 경향이 뚜렷합니다. 익금불산입은 세법상 세금을 내야 하는 소득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법인세 감면 효과가 있습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금이 산출된 다음에 세액공제 해주고 거기에 포함되는 영업이익 이외 잡힐 배당소득 같은 것들도 익금불산입 돼서 거기서 산출된 세금마저도 세액공제해준다"며 "그렇다 보니 세율은 법인세 1%포인트(25%서 24%로)만 낮췄지만 유효세율은 굉장히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교수는 또 "이런 것들은 기업집단의 투자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히 법인세율을 높이고 낮추는 문제가 아니고 어느 단계 이익을 줄이고 비용을 만들어 내야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지가 의사결정에 포함된다. 그 방법을 지금 극대화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꼬집었습니다. 예컨대 세액공제가 커지니 굳이 지금 투자하지 않아도 될 것을 미리 선투자해버린다든지, 지금 공제 받아놓으면 이월공제를 계속 받을 수 있으니까 선반영해버리는 식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재영·박혜정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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