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건설 수주전략)④PF리스크 줄이는 중견건설사…관급·정비사업 '올인'
금호건설·한신공영 등 '안정성' 높은 공공 발주 공사 수주 늘어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참여 도시정비사업 수주 사례 늘어
'브랜드' 갖춘 대형건설사…중견사와 시공 부담 나누는 효과
2024-12-26 06:00:00 2024-12-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7: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여전히 차가운 금융시장과 건설경기에 국내 건설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높은 금리와 원자잿값은 수익성에,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은 안정성에 각각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공사를 선별 수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2024년 수주 현황을 알아보고, 이들의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여전히 차가운 자금시장 분위기 속에 중견건설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수주 곳간을 채우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우발채무 부담을 최소화하며 매출처를 확보하기 위해 관급공사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사업 안정성이 높은 공사들을 주로 수주함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의 재무적 리스크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익성 개선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광명학온 S2∼S3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조감도.(사진=금호건설)
 
관급공사 잇단 ‘낭보’…안정적 수주 포트폴리오 구축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002990)은 최근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광명학온 S2~S3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 내 S2블록(347가구)과 S3블록(939가구)에 공공임대주택 131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3148억원이다. 금호건설은 신동아건설, 동부건설(005960), 이에스아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 본계약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금호건설의 지분은 50.1%로 1577억원을 수주잔고에 추가할 전망이다.
 
금호건설은 앞서 지난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부천대장 A-5·6블록, 인천검단 AA19블록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을 1317억원에 수주하는 등 올 들어 공시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또는 본계약 체결 규모는 64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금호건설 별도 기준 매출(2조2067억원)의 29.3% 수준이다.
 
한신공영(004960) 역시 올 들어 9건의 공공 발주 공사를 따냈다. 계약 규모는 8901억원이다. 지난해 한신공영의 매출이 1조3112억원인 것을 고려할 때 매출의 67.8%를 올해 공공 공사 수주를 통해 채운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 부쩍 높아진 원가율 탓에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3.2%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로 줄었다. 올 들어서는 3분기 누적 3.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예년 수준으로 회복한 모습이지만, 보다 안정적인 매출 시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의 경우 전체 수주액 중 26%에 불과했던 공공 발주 공사 규모가 올해는 48%로 크게 늘었다”면서 “PF 시장 경색과 주택시장의 양극화 등이 이어짐에 따라 매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공공 공사 수주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틈새시장’…중견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전략
 
아파트 브랜드와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 순위 등이 수주와 직결되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중견건설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형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에 성공하는 사례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계룡건설(013580)산업은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대전광역시 중구 용두동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는 6018억원인데, 시공 지분 35%를 보유한 계룡건설은 2107억원을 수주고에 추가했다. 지난해 매출(2조9770억원)의 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두산건설은 GS건설(006360), 금호건설과의 컨소시엄으로 지난 7월 창원 대야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지난 2014년 GS건설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75대 25 지분으로 시공사에 선정된 바 있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두산건설이 새로운 시공사로 참여해 컨소시엄 주관사가 됐다. 이에 각 건설사들의 지분은 △두산건설 45% △GS건설 40% △금호건설 15% 등으로 구성됐다. 과거 5100억원이던 총 공사비는 두산건설의 참여로 6505억원으로 증가했다.
 
소규모 정비사업 공략으로 수주고를 채우는 사례도 많았다. 우미건설은 지난달 서울 중랑구 상봉역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1581억원에 수주했고, 코오롱글로벌(003070)도 인근 상봉7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4284억원에 따냈다. 한양도 올해 △부산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992억원) △인천 경인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1046억원)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형건설사 역시 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중견건설사는 대형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얻고, 대형건설사는 중견사와 시공 부담을 분담하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컨소시엄 형태의 수주 사례가 다수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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