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현안조사)④국민 65.3% "한강 노벨상 수상, 한국 현대사 통찰 때문"
12.7% "독창적 문체·탄탄한 서사", 7.2% "한국어 아름다움 살린 번역"
한강 수상 이후, 68.4% "독서 관심 더 커져" 대 23.8% "별 영향 없어"
정치권 역할,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지원하되 간섭 없어야·신인 발굴 순
2024-12-13 06:00:00 2024-12-13 11:18:44
작가 한강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만찬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60% 이상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라고 의견을 냈습니다. 또 70%가량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응답했습니다.
 
13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문화·예술 현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5.3%는 "5·18 등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12.7%는 "독창적인 문체와 탄탄한 서사"를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로 봤습니다. 이어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린 번역의 힘"(7.2%), "아시아 출신 여성 작가에 대한 안배"(3.4%) 순이었습니다. '잘 모르겠다' 11.4%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문화예술살롱> 의뢰로 지난 11일 하루 동안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2%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 현대사 통찰 때문"…호남서 70.5% '최고치'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유로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란 응답이 60대 이하까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30대에서 60대까지 70% 이상이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꼽았습니다. 70세 이상의 경우 33.0%가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선택했는데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다소 낮게 나왔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32.3%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한강 작가가 가진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노벨상 수상 이유로 본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전두환정권 시절 5·18민주화운동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상흔을 가진 광주·전라에서 70.5%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배경으로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선택했습니다. 이 부분이 모든 지역 중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실제 한강 작가의 경우, 1980년 비상계엄 사태 당시의 광주를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기도 했는데요. 한강 작가는 지난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했습니다.
 
40~60대, 70% 이상 "수상 이후 독서 관심 더 커져"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 또는 책에 대한 관심은 어떤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8.4%는 "관심이 더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별 영향이 없었다"는 응답은 23.8%에 불과했습니다. '잘 모르겠다' 7.8%로 조사됐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에 대한 관심 더 커졌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40대에서 60대까지는 70% 이상이 "관심이 더 커졌다"고 했는데요. 70세 이상의 경우, "관심이 더 커졌다"는 응답이 54.1%로, 절반을 넘었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선 다소 낮게 나왔습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60% 이상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특히 충청과 호남, 부산·울산·경남(PK)에선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는 응답이 70%를 상회했습니다. 대구·경북(TK)에서도 61.5%가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답했지만. 모든 지역의 응답 중 가장 낮았습니다.
 
모든 지역서 30% 이상 "정치권, 블랙리스트 방지해야"
 
국민들은 또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로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방지 노력'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한강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정치권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5.1%는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선택했습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 확립'이란 응답은 18.9%, '신인 창작자에 대한 발굴·육성'이란 응답은 17.1%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출판 산업 발전을 위한 예산 지원'(10.7%),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번역 지원'(6.2%) 순이었습니다. '잘 모르겠다' 12.0%로 조사됐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하까지 30% 이상이 정치권이 해야 할 일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노력'이 첫 손에 꼽혔습니다. 30대와 50대의 경우, 각각 23.8%, 23.1%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 확립'을 2순위로 선택했습니다. 70세 이상에선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노력' 23.8% 대 '신인 발굴·육성' 22.4%로 팽팽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5.5%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모든 지역에서 30% 이상이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노력'을 정치권이 해야 할 일 1순위로 선택했습니다. 경기·인천에선 22.0%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 확립'을, 광주·전라에선 27.7%가 '신인 발굴·육성'을 2순위로 지목했습니다.
 
이번 조사를 의뢰한 국회문화예술살롱 연구책임의원을 맡고 있는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노력'이 1위로 꼽혔다"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이 문화예술 정책 전반의 확실한 기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가중배율 0.7~1.5로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맞췄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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