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4.6% 증가한 575억2000만 달러(79조900억원)를 집계됐다. 다만, 15대 주요품목 중 10개 품목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한국 경제가 '폭풍전야'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수출액 증가폭은 넉 달째 감소했습니다. 특히 대미·대중국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도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해 수출,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 가구의 3분기 사업소득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내수 부진의 장기화로 도소매 자영업 비중이 높은 40대 가구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지난달 온라인 쇼핑 거래액도 1년 전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내수 침체 장기화로 인해 사상 최소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지는 불확실성…수출증가율 1%대로 하락
2일 산업통상자원부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6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가율은 1.4%에 그쳤습니다. 수출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 분야로 지난달 125억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8% 급증했습니다. 이 밖에도 컴퓨터(122.3%), 선박(70.8%), 바이오헬스(19.6%), 철강(1.3%)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수출 품목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1월보다 13.6% 감소한 5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15대 주력 품목 중 10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실적 악화를 보였는데요. 주력 품목 중 수출액 하락을 보인 것은 자동차 부품(-8.0%), 디스플레이(-22.0%), 일반기계(-18.9%), 석유제품(-18.7%), 가전(-13.9%), 2차 전지(-26.3%) 등이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의 11월 초 파업과 임금 및 단체협상 지연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에 부품공급 차질이 발생한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마지막 주에 기상악화 영향으로 수출 차량 선적이 지연된 것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부정적인 지표로 풀이되는데요. 대중 수출은 113억달러로 5개월 연속 11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보다 0.6% 줄면서 9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대미 수출은 104억달러로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겼으나, 지난해보다 5.1% 감소해 1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 끊겼습니다. 대중 수출은 중국의 경제 침체 영향으로 대미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둔화된 영향이라고 산업부는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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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화 소비 줄어…40대 자영업자에 '직격타'
침체된 내수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사업소득은 107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만2000원(13.1%) 감소했습니다. 이는 40대 가구의 3분기 사업소득이 통계 집계한 2006년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인데요. 재화 소비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도소매 자영업 비중이 높은 40대 가구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입니다.
40대 가구 사업소득은 같은 분기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었던 2021년(105만1000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엔데믹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3분기 123만6000원까지 늘었다가 다시 3년 만에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친 것입니다. 이처럼 40대 가구 사업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 전체 가구 사업소득(98만7000원)도 0.3% 늘어난 것에 그쳤습니다. 이는 3분기 0.8% 감소한 뒤 가장 저조한 성적입니다.
40대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부진한 배경에는 이들 중 상당수가 재화 소비와 관련된 도소매업에 몰려있기 때문인데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40대 자영업자 115만2000명 중 도소매업 종사자가 23만3000명(20.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0대는 경제 활동이 활발한 연령대로 자녀와 부모 부양 부담이 모두 큰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들의 소득감소는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과 경제 역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날 발표된 '10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쇼핑 거래액은 1년 전보다 0.6% 증가한 데 그쳤습니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사상 최소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쇼핑 거래액 중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e쿠폰서비스(-51.0%), 통신기기(-37.0%), 신발(-14.8%),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14.7%), 가방(12.5%), 스포츠·레저용품(-10.0%)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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