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내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KDDX 기본설계 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임원개입 의혹에 따른 경찰 수사로 업체를 정하기 위한 사전 절차가 지연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26일 해양 방산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내달 방산업체 지정 절차 가운데 하나인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장실사는 업체의 건조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현재 KDDX 초도함 사업을 하기 위해 산업부에 각각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해 뒀습니다. 당초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방산업체 신청을 하고 산업부가 단수 업체를 지정하는 게 통상적입니다. KDDX 사업 중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지만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의 기밀유출 사건으로 유죄판결 상황이 생겼습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그러자 한화오션의 고발과 HD현대중공업의 맞고소가 있었으며 양사 모두 초도함 사업 수주를 위해 방산업체 지정 신청을 한 겁니다. 이에 따라 산업부가 방산업체를 단수로 지정할 지 복수로 정할 지 고려해야하는 데다가 경찰 수사 진행상황까지 지켜보면서 일정이 지연됐습니다.
앞서 한화오션이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고발을 취소했지만, 방산업체 지정 신청을 철회하지는 않았습니다. 방사청의 평가를 끝까지 받아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돼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입니다.
산업부가 방산업체를 단수 또는 복수 업체로 지정하든 충분한 검토와 타당한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관측입니다. 이후 방사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 방식 중 하나를 택해 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같은 남은 시간과 절차상 방사청이 세운 KDDX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연내 마무리 계획이 틀어질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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