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페루 리마 한 호텔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리마, 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일에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약 5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는 한·미·일 협력 관계, 셔틀외교 등 기시다 전 총리의 외교 기조 계승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습니다. 다만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력 현장인 사도광산 추도식을 놓고 양국 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고, 이밖에 과거사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데요.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와 16일 (현지시간) 한·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전날에는 현지에 한·미·일 정상회담도 함께 소화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양자 회담은 지난달 10일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 후 두 번째입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셔틀외교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또 양국 교류가 폭넓은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국제 정세 악화에 따른 협력도 중시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이 북한군 파병으로 이어지는 등 역내 및 세계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한·일 간 긴밀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 시점에 총리님과 만남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을 포함해 우리를 둘러싼 엄중한 안전 보장 상황을 감안해 일한 간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화답했습니다. 또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양국 모두 국내 정치 상황이 외교에 역량을 기울이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인데요. 이시바 총리는 총선 패배 후 어렵게 재선출됐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외교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다는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30%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은 정권 위기 수준으로 여겨지는데요. 지난 8~11일 지지통신이 발표한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이시바 내각은 28.7%에 그쳤습니다.
윤 대통령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부정 평가는 70%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나 외교력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양국 간에는 독도나 과거사 문제 등 외교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특히 사도광산 추도식은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약속한 내용이나, 이마저도 외교 당국 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당국은 이와 관련해 오는 24일 사도시 시민문화회관인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추도식을 열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을 통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추도식의 구체적인 형식이나 명칭 등에 대해선 밝힌 것이 없는데요.
여기에 우리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혀 입장 차만 확인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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