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각장 노동자 '우울증 30.8%·불면증 49%'
학술용역 설문에 4곳 소각장 198명 참여
서울시 "노동자 대상 의료 상담 검토 중"
노조 "시청과 '심리 상담·지원' 대화 원해"
2024-11-15 15:50:35 2024-11-15 16:31:26
[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서울시 쓰레기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3명은 우울증을, 10명 중 5명은 불면증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구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노조도 "서울시와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자원회수시설 작업환경측정 및 근로자 건강영향조사 1차년도 학술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자원회수시설 내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은 30.8%로 집계됐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49.0%였습니다. 보고서는 서울시가 자원회수시설에 근무하면서 장기간 유해인자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건강영향을 조사, 자원회수시설 관리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서울시에선 지난 2021년 쓰레기 소각장 노동자들에게서 혈중 다이옥신이 검출돼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다이옥신은 무색·무취의 발암물질로, 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생기는 환경호르몬입니다. 서울시는 대책 수립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술용역을 진행했습니다. 
 
학술용역 설문에는 198명이 참여했습니다.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4곳(강남·노원·마포·양천)의 노동자들입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우울증 항목을 보면, '우울증상이 없다'는 노동자는 131명(66.2%)였습니다. '가벼운 우울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49명(24.7%), '중간정도 우울증 의심'은 12명(6.1%)입니다. '심한 우울증 의심'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불면증은 △'유의할만한 불면증 없음' 92명(46.5%) △'약간의 불면증' 75명(37.9%) △'중등도의 불면증' 18명(9.1%) △'심한 불면증' 4명(2.0%)으로 집계됐습니다. 불면증 가운데 '주간졸림증'은 30명(15.1%), '수면의 질 안좋음'은 67명(33.8%)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이 결과에 대해 '주의가 필요한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자원회수시설별로 우울증은 △마포 24명(34.7%) △강남 13명(28.8%) △노원 10명(28.6%) △양천 14명(28.6%) 등입니다.
 
불면증은 △노원 21명(60.0%) △양천 25명(50.9%) △강남 22명(48.9%) △마포 29명(41.9%)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주간졸림증은 △노원 8명(22.8%) △양천 11명(22.4%) △강남 6명(13.3%) △마포 5명(7.2%) 등이고, 수면의 질 안좋음은 △양천 11명(40.8%) △노원 8명(37.1%) △마포 5명(33.3%) △강남 6명(24.4%)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시청 자원회수시설과 관계자는 "이번 학술용역 결과에서 우울증과 불면증 응답이 높게 나온 걸 보고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상담을 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전국환경노동조합은 △사업장 전체 인원 특수건강검진 △노동자 건강 위한 설비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소각장이 지하화 된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노동자 심리 상담과 지원 등 구체적 대응을 위한 서울시와의 긴밀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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