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내년 보험사 영업익 구조 흔들리나…보장성·자동차보험 직격탄
CSM 상각 이익 부진에 예실차 변동성 확대
내년 보험료수익 성장 흐름 둔화 전망
2024-11-15 06:00:00 2024-11-1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8: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내년도 보험사의 보험영업 손익이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손익은 투자손익과 함께 영업이익을 구성하는 항목이다. 계리적 가정 조정에 따라 보험손익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성이 정체될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상품인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 영업 여건과 수익성 전망도 좋지 못하다.
 
계리적 가정 조정에 ‘타격’…예실차 악화 우려도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주요 상장 보험사의 보험손익이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CSM 상각 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실차(예상과 실제 금액 차이를 반영하는 계정)까지 악화될 우려다.  
 
특히 CSM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SM은 보험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보험사가 향후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뜻한다. CSM 자체는 보험부채에 해당하는데, 여기서 매 분기 일정 부분을 떼어 손익으로 인식한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손익 구성은 ▲CSM 상각 ▲위험조정(RA) 상각 ▲보험금·사업비 예실차 ▲기타 등이다. 이 가운데 CSM 상각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험손익 뼈대 역할을 맡고 있다. CSM 상각 이익은 보험손익에서 적게는 60%, 많게는 10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SM 상각 이익을 늘리려면 그에 앞서 CSM 규모를 키우고 보험부채 내 비중도 높여야 한다. 보험부채에서 CSM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지난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가 8.1%, 손해보험사가 26.9% 정도다. 나머지 대부분은 최선추정부채(BEL)가 차지하고 있다.
 
내년도 CSM 성장 기대가 떨어지는 이유는 기존보다 엄격해진 계리적 가정에 있다. 이는 보유계약에 대한 손해율, 해지율 등 기초 가정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모형, 단기납 종신보험 추가 해지, 손해율 연령별 산출 등 조정안을 발표했는데 관련 기준을 더욱 보수적으로 잡아야 하는 만큼 CSM 하방 압력이 커졌다.
 
예실차 계정도 올해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예실차는 사업비보다 보험금 항목이 핵심인데 해당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액으로 산출될 경우 그만큼 보험손익에서 깎인다. 계리적 가정이 계속 조정되는 탓에 예실차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도 늘어난 것이다.
 
전배승 LS증권(078020) 애널리스트는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하락과 단기납 종신보험 추가 해지 설정으로 BEL이 증가해 CSM 감소가 불가피하다”라면서 “연령대별 손해율 적용은 상해·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계약 확대로 CSM 감소나 예실차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분석했다.
 
보장성보험 불황에 자동차보험 손익 우려까지
 
보험 상품 측면에서는 보장성보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IFRS17 회계 체계서 신계약 CSM을 확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상품이다. 다만 단기납 종신보험 등 업계 내 과도한 경쟁으로 신계약 CSM 환산배수가 떨어져 수익성이 기존보다 부진한 상태다.
 
신계약 영업은 딜레마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CSM 확보를 위해 급격하게 신계약을 늘릴 경우 해약환급금 준비금도 같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보험사 상품은 기본적인 구조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향후 보험금으로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신계약을 늘릴 경우 그 반대 급부도 미리 대비해 놓는 개념이다.
 
보험사 경쟁이 과도하게 전개될 경우 기존 계약 내 해약이 증가하면서 CSM에서 마이너스 경험조정으로 반영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서 내년 보장성 신계약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신계약 CSM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정준섭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애널리스트는 “내년도 다수 보험사의 증익 여력은 크지 않다”라면서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 신계약 확대에 따른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 심화 등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 하위 보험사 부담이 더 크다”라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 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기본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구조라 효율적인 이익을 내기 어려운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주요 7개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손해율도 81.5%로 지난해 동기보다 2.6%p 상승하는 등 코로나 당시 개선됐던 수익성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손해율 상승 흐름에 따라 올해 결산에 이어 내년에도 부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료 요율을 올려서 수지를 맞추는 방안도 있지만 외부 여건과 금융당국 눈치 등으로 실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내년에 인상하더라도 갱신 기간을 고려하면 효과는 다음해인 2026년에 뚜렷하게 반영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보험료 인하와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 감소 등으로 보험료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다”라면서 “내년 보험료수익 성장 흐름도 둔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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