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성규 "은퇴자도시, 초고령화·지역소멸 해법될 것"
11일 맹성규 의원 '은퇴자도시' 간담회 개최
초고령화사회·지역소멸 해법으로 부상
"은퇴자도시 조성, '은사마 시즌2' 프로젝트 첫 걸음"
2024-11-12 10:42:08 2024-11-12 14:44:40
[뉴스토마토 오승주 기자]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은퇴자의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단순한 주거와 여가 수준을 넘어 은퇴 후에도 활기차고 풍요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은퇴자 커뮤니티 조성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은퇴자도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맹성규 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장)이 고령화 사회에서 은퇴자가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는 은퇴자도시에 대해 설명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맹 의원은 "은퇴자도시는 다양한 시니어 주거를 하나의 단지에 모은 노인주거복합단지로, 주거 기능 외에 의료, 식사, 오락, 운동, 커뮤니티 시설까지 갖춘 도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내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인 만큼 은퇴자들이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생애주기별 돌봄체계를 고려할 때, 호스피스나 간호·간병 서비스 이전 단계로서 은퇴자도시 도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국내의 노인복지 주택은 대부분 고가의 실버타운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선택의 폭이 제한적입니다. 반면 은퇴자도시는 중산층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노인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맹 의원은 "은퇴자도시의 핵심 요소는 공통된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형성과 종합병원 수준의 의료 인프라 구축"이라며 미국 애리조나주의 '선시티'를 성공적인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취미 활동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돼야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은퇴자도시, 지방소멸·주택공급 효과 기대
 
11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맹성규 민주당 의원의 '은퇴자도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맹 의원은 2015년 강원도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역세권 개발 계획을 구상하면서 은퇴자도시의 개념을 처음 떠올렸습니다. 이후 강원도 경제부지사와 국토부 2차관을 역임하며 10년 가까이 이 프로젝트를 연구해왔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은퇴자마을' 특별법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는데요. 22대 국회에서는 지난 6월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여야 합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8월에는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은퇴자도시 연구포럼'을 발족해 은퇴자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맹 의원은 "수도권의 고령층이 은퇴자도시로 이주하면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수도권의 빈 주택을 활용해 주택 공급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대도시 인근에 은퇴자도시를 조성할 경우,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주자들은 맞춤형 노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주변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재능과 경험을 공유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맹 의원은 은퇴자도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의 커뮤니티를 조성 △고령자의 건강 관리를 위해 뇌혈관 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이 30분 내에 위치 △지자체 역할 등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맹 의원은 "우리 사회에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지자체장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시범사업을 이끌어야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입주 자격과 연령 기준 설정, 은퇴자의 개념 정립 등은 향후 논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맹 의원은 "은퇴자도시가 조성되면 첫 마을의 촌장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 제도를 우리 사회에 안착시키는 것이 40년 공직 생활의 소명"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국토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며, 오는 27일 공청회를 통해 운영 주체와 지자체의 역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은사마 시즌2로 '엘리트 노인' 커뮤니티 구축"
 
11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맹성규 민주당 의원의 '은퇴자도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맹 의원의 은퇴자도시 구상과 더불어 연구소는 글로벌 은퇴자를 위한 '은사마(은퇴한 사람들의 마을 만들기) 시즌2'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은퇴자들이 해외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 달씩 체류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은퇴자들이 활기차고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재호 K-정책금융연구소장은 "이번 간담회는 은사마 시즌2 프로젝트의 첫 걸음"이라며 "은사마 시즌2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토균형발전 과제 중 하나였던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 사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비전은 도시에 집중된 삶을 벗어나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었고, 은사마 시즌2는 이를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소장은 이어 "'은퇴'가 가질 수 있는 퇴행적 의미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할 것 같다. '개척'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 2모작이나 그 이상의 인생 다모작의 필요하다. 우리 세대부터 '재수 없이' 너무나 장수할 수 있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생활, 한국에서와는 다른 생활이 필요하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 온 생활 대신 삶의 의미를 찾는 '봉사' 참여자에게 소일거리나 그 이상의 노력 봉사의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지식과 기술 봉사나 '학교'의 운영 이런 걸 해야 한다. 눈도 어두워지고, 귀도 덜 들리고, 이도 물러나고…나이가 들면 어차피 모두에게 크고 작은 장애가 생긴다. 한국에서 은퇴하는 의료인들의 봉사 공간과 스포츠 마을은 전략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현지인의 저항 없이 안착하는 방향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선 지식,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스쿨 현지의 소외되고 낙후한 의료와 보건 체계를 보완하면서 한국의 노년 세대에게 요양과 휴양이라는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을 제공하는 첫 발, 첫 삽, 첫 술을 잘 떠서 '엘리트 노인'들을 유인하는 것과 함께, 중장기 계획에 맞게 단계화가 필요하다. 한 달 살기, 한 계절 나기에서 단순히 해외 이주자가 아닌 건강한 해외 거주자 expat 1세대를 양성하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오승주 기자 sj.o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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