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홈플러스가 지난 27일 '최저가 보상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최저가 보상제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경쟁사보다 비쌀 경우 차액을 '홈플머니'로 적립해 주는 정책인데요. 영업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는 업계 분석이 나옵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물가안정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난 2022년 9월부터 시행한 최저가 보상제를 없애는 대신 'AI 가격혁명'에 몰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AI 가격혁명은 3만5000여개 상품 가운데 빅데이터 기반으로 선별한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할인 행사입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AI 가격혁명에 집중하고자 최저가 보상제를 종료하게 됐다"면서 "고객 수요가 높은 핵심 상품을 업계 최저 가격에 판매해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소 광범위했던 할인 정책을 '선택과 집중'으로 노선을 수정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용 절감 차원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홈플러스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최근 3년 매출은 △2021년(2021년 3월~2022년 2월) 6조4807억원 △2022년(2022년 3월~2023년 2월) 6조6006억원 △2023년(2023년 3월~2024년 2월) 6조931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반면 △2020년(2020년 3월~2021년 2월) 93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2021년 -133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을 낸 이후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으로 적자 행진 중입니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 372억원에서 2023년 5743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본점에 '최저가 보상제'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홈플러스는 점포 수를 줄이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일부 점포는 매각 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최근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 점포는 15개로, 10개 점포는 건물 재개발 후 다시 입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SSM(기업형슈퍼마켓)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도 시도하고 있는데요. 노조 반발과 시장 상황 악화로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최저가 보상제 종료는 홈플러스 내실경영의 일환이라는 것입니다. 마트업계 한 관계자는 "마트마다 '바잉 파워'에 차이가 있어 물건을 가져오는 가격이 다르다"면서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하면 경쟁사와 가격을 맞춰야 해 상대적으로 바잉 파워가 약한 곳은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최저가 보상제를 없애면 수익은 올라가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이제 최저가 보상제가 무의미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5월 일찌감치 최저가격 보상적립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이커머스가 더 저렴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데다 마트가 더 싸다고 해도 직접 가서 사야하기 때문에 최저가 경쟁 메리트가 약해졌다"면서 "과거 볼륨 경쟁을 벌였던 마트들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수익을 먼저 보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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