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글로벌 해상운임이 계속 오르면서 글로벌 해상운임 수준을 알려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4000선을 뚫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아울러 과거 코로나19 시기 발생했던 공급망 교란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CFI는 최근 3714.32포인트(p)로 기록됐습니다. 이는 지난주 대비 6.87% 오른 수준이며 12주 연속 상승세입니다. SCFI가 3700선에 오른 것은 지난 2022년 8월 초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지난해 1000선에서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상승한 정도입니다.
노선별로 보면 미주 동안은 1FEU(1FEU는 12m 짜리 컨테이너 1개)당 9274달러로 전주보다 997달러 올랐습니다. 미주 서안도 657달러 상승한 783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중해 노선은 1TEU(1TEU는 6m 짜리 컨테이너 1개)당 532달러 오른 5387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유럽 노선은 4880달러로 전주 대비 544달러 상승했고 남미는 296달러 오른 8854달러입니다. 중동 노선은 182달러 내린 271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호주·뉴질랜드만 1397달러로 대비 9달러 내려갔습니다.
SCFI가 상승한 원인은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홍해 항로가 막히는 '홍해 사태'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됐기 때문입니다.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항 거리가 늘고 시간이 길어지면서 투입할 선복도 부족해진 겁니다. 또 파나마 운하 역시 극심한 가뭄으로 차질을 빚은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물동량의 약 30%가 지나가는 중요한 항로입니다. 작년 말 홍해 사태 발생 즉후 물류 대란으로 SCFI가 올랐습니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이 선박 공급을 점차 늘렸고, 올 초에 지수는 다시 하락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지수가 상승기조로 바뀐겁니다.
SCFI 지수 모습. (사진 캡처=Shanghai Shipping Exchange)
운임지수 상승으로 해운사들이 이미 확정된 운송 일정을 수시로 취소하거나, 운임 외에 컨테이너에 특별 수수료를 추가로 요구하는 경우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화주들의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범부처 차원에서 비상 대응 조치 단계도 상향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홍해 위기 지속으로 운임이 오르자 연초부터 단계별 대응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SCFI의 역대 최고치는 5109p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산업부는 2분의 1 수준인 2700(2단계), 4분의 3가량인 3900(3단계)을 기준으로 대응 수위를 높입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경제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임시 선박 3척과 신조 컨테이너선 7척을 하반기에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출 기업의 운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에 지원할 수출 바우처 202억원을 조기에 집행하고 향후 운임 상승 추이를 고려해 추가 운임 지원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홍해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해운사들이 반사이익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선사들은 현재 해양 탄소중립이라는 큰 숙제를 갖고 있어 이 호황 시기에 벌어들인 자금을 탈탄소 체제를 준비하는데 사용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컨테이너선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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