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
2022년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기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겪은
카카오(035720)가
‘절치부심
’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 이야기입니다
.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를 떠올리며 ‘트라우마’라고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당시 화재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해 데이터센터 설계에 반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찾은 데이터센터의 모습은 친근한 외경 속 묵직한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화재 트라우마를 극복하겠다는 카카오의 의지는 전력·통신·냉방설비의 모든 ‘이중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378㎡의 규모로 운영동과 전산동 두 동으로 이뤄졌습니다. 운영동은 지역 사회에 개방해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는데요. 사람이 운영동을 통해 전산동으로 갈 수 있는 통로는 5층 한 곳으로 철저한 보안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카카오 관계자가 1차로 출입 카드를 등록하고 정맥 인증을 마친 뒤에야 비밀의 전산동으로 갈 수 있는 출구가 열리는데요. 한 번에 한 사람만 이동이 가능하도록 센서도 설치됐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서버실 (사진=카카오)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서버실은 ‘안정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서버 내부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공기 흡입형 감지기가 이상 여부를 감지하고 화재라고 인식을 할 경우 알람과 함께 가스를 분사하는 진화 과정이 진행됩니다.
전기실 역시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위한 카카오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0.02초만 전력 공급이 중단되도 서버가 다운되는 만큼 전력 공급망을 이중화 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정전을 인지한 즉시 30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비상발전기 12대가 동시에 가동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는데요. 발전기가 가동이 되는 20초의 시간 동안은 UPS(무정전전원장치)와 배터리가 매워 주는 구조입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배터리실 (사진=카카오)
특히 카카오는 배터리 화재에 대한 자체 대응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데이터센터에 첫 적용했는데요. 배터리에서 화재 발생 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화재의 영향이 있는 배터리의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으로 화재 전이를 막습니다. 이후 방염천으로 덮인 안에서는 소화 약재가 분사돼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방수천을 올려 냉각수를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합니다. 카카오는 이 같은 화재 대응 시스템을 특허 출원하고 향후 구축될 데이터센터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안정성으로, 이중화할 수 있는 건 다 이중화했다”라며 “첨단 로봇이 다니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가장 안정적인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운영하겠다는 기치를 걸고 지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종합상황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또 자연재해 및 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습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준하는 내진 설계와 홍수 피해로부터 데이터를 지키기 위해 지상 1층 바닥을 지표면보다 높게 구축하고 서버, 배터리, UPS 등 주요 설비를 지상층에 배치하는 등 침수에도 대비했습니다.
더불어 에너지 효율화 장비를 도입해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특히 물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계절의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고효율 프리쿨링 냉각기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했습니다. 또한 고효율 장비를 통해 전기 에너지 사용량도 최소화했는데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력효율지수(PUE)는 1.3 이하로 국내 데이터센터 PUE 평균인 1.91보다 낮습니다.
아울러 카카오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노하우를 집약시키고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특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데이터 안정성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실제 경험에 기반한 사명감으로 부족한 부분을 원천부터 재검토했고, 특히 완공하는 날까지 설계할 시스템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고민했는데 그 결과물이 이곳”이라며 “대한민국의 연결을 책임지는 카카오기 때문에 0.01초의 찰나도 허락되지 않을 만큼의 이중화와 재난 대응 화재에 대비한 시스템을 설계했다”라고 자신했습니다.
안산=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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