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인텔이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삼성전자(005930), 네이버(
NAVER(035420)) 등 국내 기업과의 연합 전선을 한층 더 공고히 할 태세입니다. 인텔은 자사 AI 가속기 ‘가우디’에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장착하고, 네이버와는 가우디2의 국내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5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인텔 AI 서밋 서울 2024’ 행사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네이버 등 국내 파트너사들과 함께 인텔의 AI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AI 생태계 구축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날 국내 미디어 대상으로 진행된 키노트 행사에 자리한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 센터 및 AI 사업 총괄 수석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인텔 AI 미래 비전 중심에 있다”며 “삼성, SK, LG 등과 같은 기업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갖고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AI 가속기 가우디2에 탑재되는 HBM 3세대 HBM2E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전자(066570)는 올해 1월 인텔의 AI 칩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스’를 탑재한 ‘2024년형 LG그램 프로’를 선보였습니다.
인텔이 한국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은, 태국에 이어 서울을 올해 ‘AI 서밋’ 행사의 두 번째 개최장소로 낙점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미디어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삼성전자에서는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부사장)이 참석해 인텔과 협업 필요성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된 ‘인텔 AI 서밋 서울 2024’ 행사에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 센터 및 AI 사업 총괄 수석 부사장이 참석해 키노트를 하고 있다. (사진=인텔)
호타드 수석 부사장은 “
SK텔레콤(017670)과도 6G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6G는 AI 애플리케이션 확산 및 도입에 핵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텔 파트너사인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정우 AI 센터장은 “초거대 생성형 AI 시장이 당면한 과제는 하드웨어서 오는 것 같다”며 “특정 기업의 AI 칩이 상당히 독과점 되어가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독과점이 생산 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생성형 AI 사업 기회의 상한을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가 언급한 AI 칩 독과점 기업은 엔비디아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장악 저지에 나선 인텔은 무엇보다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호타드 수석 부사장은 “개방형 AI 생태계 구축이 인텔의 AI 비전”이라며 “이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확장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과 LG는 디바이스 분야에서 파트너로서 중요하다”며 “삼성, LG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고 이들은 스크린, 메모리, 모바일, 디바이스, 전력 관리 등에서 혁신해왔고 파트너들과 AI PC 시대를 열어가는 것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호타드 수석 부사장은 또 “개방형 표준을 가진다는 점, 총소유비용(TCO)과 효율성이 높다는 점, 가격 대비 성능이 높다는 것이 경쟁사 대비 인텔이 가진 장점”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서울에서 ‘인텔 AI 서밋’이 열리는 이날 오후 대만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 IT 박람회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선 인텔 수장인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이 참석해 “가우디3는 동급 규모의 엔비디아 H100 GPU에 비해 학습 시간이 최대 40% 빠르다. 거대 언어모델을 실행할 때 엔비디아 H100 대비 평균 최대 2배 빠른 추론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인텔 AI 서밋’은 지난달 28일 태국을 시작으로 오는 20일 일본 도쿄 등 총 8개 도시에서 열립니다.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된 ‘인텔 AI 서밋 서울 2024’ 행사의 모습.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 센터 및 AI 사업 총괄 수석 부사장이 국내 미디어사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인텔)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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