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의정갈등 장기화 속에 의대 교수들의 휴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전국 10여개 대학병원 교수들은 3일 휴진에 동참했습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당장 진료엔 차질이 없어 다행이라면서도 휴진 여파가 지속될까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 피켓시위 벌여
휴진 단체행동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3일 오전 9시 병원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습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 곁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내일은 환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의료의 미래를 짓밟지 말아 주세요' 등의 피켓을 꺼내든 교수들은 시위 후 '2024년 의료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비공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휴진 단체행동에 나선 의사들이 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대 증원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병원 휴진 경고에도 이날 아산병원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대기석에 앉아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부터 혹여나 시간이 늦었을까 서둘러 병원으로 들어서는 환자들까지 병원 안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이모(63) 씨는 "의사들이 점점 병원을 나가고 있다는데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기가 길어진 건 아니지만 예약이 취소되거나 아예 못한다고 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만난 보호자 이모(33)씨는 "의사가 없을까 걱정하긴 했는데, 다행히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몇 번은 더 와야 할 것 같은데 빨리 상황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학병원 휴진…대부분 정상 진료
지난달 30일 주 1회 휴진에 나선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에 이어 이날 휴진에 돌입한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10여개 대학병원입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의 부재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어 휴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성모병원 교수들도 이날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휴진에 참여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다음 주부터 매주 1회 휴진하는 병원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서울성모병원은 매주 금요일 휴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고,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들도 매주 1회 휴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외에 충북대병원은 지난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개별적으로 휴진하고 있고, 충남대병원과 원광대병원도 매주 금요일 쉬고 있습니다. 고려대병원과 건양대병원, 계명대병원도 주 1회 휴진할 방침입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휴진에도 큰 혼란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일부 교수들이 휴진 의사를 밝혔으나 전면적 치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일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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