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세수입 6조 덜 걷혀…법인세 5조6000억원 감소
3월 국세 수입, 26.9조…누적 수입 84.9조
법인세, 지난해 사업실적 저조로 5.6조↓
진도율 23.1%…조기경보 기준 겨우 모면
기재부 "5월 진도율 봐야 해…예측 어려워"
2024-04-30 13:27:13 2024-04-30 23:27:07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올해 3월까지 국세 수입이 역대급 ‘세수 펑크’를 기록한 1년 전보다 2조2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6조원이 줄어든 수준입니다. 지난해 대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달 법인세가 덜 걷힌 영향이 컸습니다.
 
이달 진도율은 23%대로 조기경보를 모면했지만, 5월 결손이 커질 경우 재 추계 뒤 대응 방안을 다시 모색해야 할 판입니다. 하지만 돈 들어올 구멍이 마땅치 않아 재정 위기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3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3월 총국세는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7조1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32조8000억원과 비교해서는 18.2%(6조원) 줄어든 수준입니다. 
 
기재부는 주된 원인으로 '법인세 납부 실적 감소'를 꼽았습니다.
 
법인세 원천분이 전년보다 2000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말 '법인 실적 저조'로 납부세액 5조6000억원이 쪼그라든 상황입니다. 걷어들인 금액은 15조3000억원 수준입니다. 증감률로 따지면 1년 만에 법인세 수입이 26.9%가 덜 걷힌 겁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법인의 영업이익은 각각 1년 전보다 45.0%, 35.4% 축소됐습니다. 적자 전환 법인도 코스피는 14곳, 코스닥은 무려 94곳 늘었습니다.
 
소득세는 전년보다 9.6%(4000억원) 감소한 3조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소득세가 2000억원 증가했으나 주요 기업 성과급 감소와 연말정산 환급금 지급액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등 근로소득세가 5000억원 줄어든 영향입니다.
 
상속증여세도 22.0%(3000억원) 하향한 1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동산 증여거래는 2022년 12월 4만5000건에서 2023년 12월 1만8000건으로 59.1% 줄었습니다.
 
관세 수입은 1년 전보다 24.2%(2000억원) 덜 걷혔습니다. 그 외 부가가치세와 증권거래세, 교통 에너지 환경세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3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3월 총국세는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7조1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국세 수입 예산 367조3000억원 대비 이달 3월까지 진도율은 23.1%로 파악됐습니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인 25.9%에서 ±3%포인트 이상 차이 나면 조기 경보가 발령됩니다. 최소 22.9%는 채워야 했는데 가까스로 마지노선을 넘긴 겁니다.
 
5월 진도율에서 과거 평균 대비 ±5%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경보음은 불가피합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올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다는 점은 국세 수입에 있어 큰 타격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법인세 수입이 80조4000억원인데 삼성전자가 신고한 2022년 귀속 법인 세액 4조2731억원만 단순 제외를 가정할 경우 올해 계획한 77조7000억원 목표치 달성은 어렵습니다.
 
더욱이 법인세만 아니라 유류세 인하 등 다른 세목에서도 결손액이 커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조기경보가 발동되면 세수 재 추계가 이뤄집니다. 지난해에도 3월 일찍이 조기 경보가 발령되며 비슷한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당시 기재부는 재 추계 값을 변경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난색을 보였으나, 결국 9월 중순 '세수 재 추계 결과 및 재정 대응 방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윤수현 기재부 세제실 조세분석과 과장은 "3월은 일단 조기 경보 기준에 안 걸렸고, 5월 기준을 봐야 하는데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3월에 이어 이달 법인세 신고 실적이 한 번 더 있는 데다, 5월까지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의 신고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작년에는 경기가 안 좋았지만, 올 1분기(1~3월) 경기가 또 좋아지고 있어 지금 상황에서 5월 조기 경보를 울릴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만약 조기경보를 울리면 세수 재 추계를 해야 하는데 결손 금액이 아주 클 경우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고려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불용 자원으로 대응하는 등의 방법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3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3월 총국세는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7조1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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