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경영인 정기보험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설계사에 판매수수료 외 월 보험료의 3~4배 수준의 추가 수당(시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10년 간 납부하면 100% 이상을 환급해준다는 광고 문구도 내걸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이 경영인 정기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습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생보사들은 경영인 정기보험 상품 기준을 개정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해약 환급률을 높이거나 만기 확대 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경영인 정기보험을 기존 90세에서 95세 만기로 확대했습니다. 만기 때 보장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보험료가 늘어나는 체증 시점도 10년 후에서 5년 후로 단축했습니다.
교보생명은 경쟁사 대비 2~4% 높은 환급률을 내세웠는데요. 해약 환급률은 5년만 납부해도 90%가 넘게, 10년 납입하면 원금보다 더 돌려받는 103.9%를 약속했습니다. 한화생명도 높은 환급률로 경영인 정기보험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납입 기간과 보장 기간이 동일한 전기납 시 환급률은 10년 뒤 100%가 넘습니다.
경영인 정기보험은 법인의 임원을 피보험자로 해 사망보험금 등을 지급하는 보장성보험입니다. 해약환급금이 보험기간 중 증가하다가 일정시점 이후 감소하며 만기환급금 등이 없도록 상품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임원 퇴직 시 수익자를 변경해 퇴직금으로 활용하거나, 사망 시 법인이 보험금을 수령해 유족보상금 등으로 지급 가능합니다.
다만 경여인 정기보험은 회사 임원급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가입자 범위가 좁고 보험료가 높기 때문에 고객 유치를 위한 과당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보험사들은 상품을 판매하는 GA 소속 설계사들에게는 판매 수수료 외 추가 수당인 시책을 많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일정 부분이나 월납 보험료 몇 배를 지급하는 방식인데요. 대형사 기준으로 평균 월 보험료의 3~4배 수준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경영인 정기보험이 불완전 판매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약환급률이 100%에 도달하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고, 일정시점 이후 감소하여 해지시점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인데요.
이러한 해약 환급률 마케팅으로 인해 보험료를 돌려받는 저축성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년 이하의 납부 기간으로 130% 이상 환급금을 돌려준다는 마케팅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연상케 합니다.
금감원은 최근 검사 결과 모집조직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견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설계사가 보험의 심사를 받지 않은 미승인 안내자료를 사용해 수익률을 과장하거나, 법인세 차감액을 수익금액에 포함시킨 사실이 적발된 겁니다.
법인이 납부한 보험료는 세법에서 정하는 요건 등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비용을 인정 받을 수 있는데요. 비용을 인정 받더라도 향후 해약환급금 등을 수령하면 법인세 등이 부과되므로 절세상품으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해약환급금을 수령하는 경우 다시 세금이 부과되는 등 예상치 못한 과세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법 행위가 적발된 보험회사·GA에 대해서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등록취소 등 엄정한 제재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생보사들의 경영인정기보험의 불완전판매 우려에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판매사의 위법 행위 적발시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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