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치매·간병보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은 주요 먹거리였던 종신보험 수익이 줄어들자 치매보험 등 제3보험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입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암·뇌·심장질환 등 3대 성인질병에 치매 보장을 더한 종신보험 형태의 신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암·뇌혈관·심장질환 등 3대 성인질병에 치매 보장을 더한 종신보험을 출시했는데요. 암이나 뇌졸중, 특정 허혈성심장질환, 중증치매 등을 진단받으면 사망보험금을 최대 80%까지 선지급하는 상품입니다. 중증 질환 치료에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금을 미리 지급하는 개념입니다.
교보생명도 3대 질병을 포함한 주요 질병과 수술 보장, 치료 후 매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을 출시했습니다. 중대한 화상 및 부식, 일상생활장해상태와 중증치매를 포함해 23종의 질병·수술을 평생 보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살아있을 때 보험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사망보장을 없앤 대신 진단 보험금을 특화한 상품입니다.
흥국생명의 경우 치매 의심 단계부터 보장을 강화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진단비는 물론 중증치매로 가기 전 이용할 수 있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매를 포함해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장기요양생활자금도 보장하고 있습니다.
생보사들은 주요 먹거리였던 종신보험 수익이 줄어들면서 치매보험과 같은 제3보험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실제로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신계약 금액은 2020년 85조원, 2021년 54조원, 2022년 49조원으로 급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66조원으로 올랐지만 단기납 종신보험 이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보사들은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에 종신보험 대신 노인성 질환에 대비한 상품으로 수익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치매 발병 속도가 과거 예측보다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200만명 발병 시점은 센터가 2012년 치매유병률 조사 당시 예측했던 2041년보다 2년이 앞당겨진 결과입니다. 연령이 5세 높아질수록 유병률도 2배 가량 증가합니다.
이는 결국 유병자나 노인성 질환을 담보하는 보험 수요로 이어집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간병·치매보험에 가입률은 65세 이상이 17.9%인데, 80대 이상 초고령자는 1.9%에 불과합니다.
대형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사망 후 보험금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자식에게 물려주는 상속의 성격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이 살아있을 때 생활 수준 향상을 원하고 있다"며 "치매 중점 보장 상품 등 시니어들이 위험으로 인식하는 질환 보장으로 수익을 다각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대수명 증가로 치매 발병률이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이 관련 보장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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