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최수빈 기자] 피고인을 비롯해 재판 중인 예비 후보자들이 각 당의 공천 과정을 통과하면서 22대 국회가 '방탄 국회'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공천장을 따냈는데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옥중 출마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사실상 '방탄용 출마'"라며 "4년 내내 방탄 국회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국민의힘 각 8명…정점에 '이재명'
19일 본지가 거대 양당과 조국혁신당의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를 전수조사한 결과, 피고인 신분이거나 재판 중인 총선 후보자는 1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민주당 8명, 국민의힘 8명, 조국혁신당 3명입니다.
19명 중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이 9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관련 의원 모두 1심 진행 중인데요. 민주당에선 김병욱(경기 성남 분당을), 박범계(대전 서구을), 박주민(서울 은평갑) 등 의원 3명이 공동폭행·상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정재(경북 포항북), 박성중(경기 부천을), 송언석(경북 김천), 윤한홍(경남 창원 마산·회원),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등 6명의 의원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 중입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경기 부천을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나머지 혐의들을 보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사건', 비례대표 출신으로 경기 성남 중원에 나온 이수진 의원은 '라임 사건', 문진석(충남 천안갑)의 경우 농지법 위반으로 1심이 진행 중입니다.
윤건영(서울 구로을) 의원은 의원실에 허위 인턴을 등록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2심에 들어갔습니다.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정진석, 노무현 명예훼손…조국혁신당 '3명'
국민의힘에서도 패스트트랙 이외에 연루된 사건들이 있습니다.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받고 2심 진행 중입니다. 경기 여주·양평에 출마한 김선교 의원은 본인 사건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회계책임자의 불법 후원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비례대표 출마자 중 3명이 재판 중입니다. 기호 2번인 조국 대표는 자녀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에 처해졌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호 8번에 배치된 황운하 의원 역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고 2심 진행 중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호 10번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출국금지를 시킨 일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고, 2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제 식구 감싸기 관행화…강성 팬덤 때문"
이외에 기호 1번인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2020년 10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부부와 한동훈 검사장의 통화 내용 등을 법무부 감찰위에서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기호 4번 신장식 변호사의 경우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등 경력으로 인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거대 양당의 지역구 공천이 부실하고 비례대표는 사실상 방탄 뒷문으로 이용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헌법상 이른바 불체포 특권이 있는 한 방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제 식구 감싸기는 관행화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회기를 연장하는 못된 관행들은 국회의원들의 특권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개헌을 하지 않는 한 특권을 이용한 방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22대 국회도 방탄 국회가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그럼에도 팬덤, 강성 지지층 때문에 높은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신태현·최수빈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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