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부분변경 출격…'캐즘의 덫'에 도전
3년 만에 상품성 개선 모델 선봬
실내외 디자인 소폭 바꾸고 N라인 추가
배터리 용량 확대, 주행거리 485㎞로 증가
가격 동결로 전기차 대중화 주도 전략
"기존 내연기관 수준 합리적 가격 달성 필수"
2024-03-04 15:16:46 2024-03-04 17:20:38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4일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부분변경을 출시했습니다. 2021년 2월 출시 이후 약 3년 만인데요. 내외관 디자인을 바꾸고 주행거리를 늘린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격 장벽'이 꼽히는 만큼 현대차는 가격 동결이란 승부수를 띄었습니다. 
 
현대차는 이날 출시에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신형 아이오닉 5를 미디어에 먼저 공개했습니다.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요.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전·후면 범퍼에 새롭게 디자인한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해 와이드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또 전면부의 가니쉬 히든 라이팅에 두 줄의 세로선을 연달아 배치한 그래픽을 적용했습니다.
 
또 리어 스포일러가 50mm 길어지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공력 휠도 추가됐습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 형상은 둥글게 다듬어 접었을 때의 돌출량을 줄였으며 뒷유리에 리어 와이퍼를 적용했습니다. 역동적인 감성을 강조한 아이오닉 5 N라인도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5.(사진=황준익 기자)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5.(사진=황준익 기자)
 
실내의 경우 이동식 센터 콘솔인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상단부에 사용빈도가 높은 △1열 열선 및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주차 보조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물리버튼을 적용하고 하단부에 위치했던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를 상단부로 옮겼습니다.
 
배터리 용량도 늘어났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77.4kWh에서 84.0kWh로 늘어났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458km에서 485km(복합, 2WD 모델 기준)로 증가했습니다. 현대차는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아이오닉 5의 전 트림 가격을 동결했습니다. 2WD 롱레인지 기준 5240만~5885만원입니다.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5 실내.(사진=현대차)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아이오닉 5는 배터리 성능 향상, 편의 사양 추가 등을 통해 전반적인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린 모델"이라며 "국내 전기차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오닉 5는 국내 대표 전기차 모델로 꼽히는데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2만2603대, 2022년 2만7118대로 2년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만6625대로 전년 대비 38.7% 줄었고 전기차 판매 1위 타이틀도 기아 EV6(1만7131대)에 내줬습니다.
 
아이오닉 5 판매량 및 글로벌 전기차 성장률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아이오닉 5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2593대로 전년 대비 1.1% 줄었는데요. 매년 늘어나다 처음으로 역성장 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싱크탱크인 HM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21년 117.1%에서 2022년 65.2%, 지난해 26% 등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23.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높은 가격이 꼽힙니다. 동급의 내연기관차 대비 10~20% 비싼 가격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맞물려 발목을 잡았는데요. 이에 글로벌 전기차 선두업체인 테슬라, BYD는 지난해부터 가격 경쟁을 벌여왔습니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5 부분변경 가격을 동결한 것도 진입 장벽을 낮추긴 위한 전략이죠.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업계에선 전기차 시장 위축이 대중에게 수용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보는데요. 이를 '캐즘(chasm)'이라고 합니다. 제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일반인들이 사용하기까지 넘어야 하는 침체기를 가리키죠. 결국 가격 인하 경쟁을 통해 침체기를 버틴 업체들이 향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은 "올해 전기차 시장은 가격 인하와 저가형 모델의 출시 확대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여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며 "기존 내연기관차 수준의 합리적 가격 달성이 필수적인 만큼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어느 때보다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신형 아이오닉 5를 필두로 올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입니다. 신형 아이오닉 5의 경우 가격을 동결한데다 보조금 규모 역시 최대 690만원으로 국내 판매되는 전기차 중 최고 수준입니다.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5 N 라인.(사진=황준익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가치가 높을수록 보조금을 더 지급하는 등 국산차에 유리하게 보조금 정책을 바꾼 것도 긍정적입니다. 실제 강력한 경쟁 차종인 테슬라 모델Y의 경우 지난해 514만원에서 195만원으로 대폭 줄었죠. 이날 아이오닉 5 부분변경과 함께 출시된 2024 코나 일렉트릭과 2024 아이오닉 6 역시 기존 대비 각각 100만원, 200만원 가격을 낮췄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나오는 전기차 모델은 세계 최고 수준급"이라며 "전기차 가격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얼마큼 낮춰 주느냐, 또 필요 없는 옵션은 얼마큼 빼서 실질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언제 되느냐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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