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조선업계가 3년여 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주를 받고 있습니다. 선별 수주 전략을 취하는 우리 조선사들이 VLCC 가격이 지속 상승해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VLCC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수주금액은 약 3439억원이며 선박들은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오는 2026년 12월까지 인도될 예정입니다.
한화오션(042660) 역시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VLCC 2척을 3420억원에 수주했습니다. 이들 선박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6년 상·하반기 각각 1척씩 선주측에 인도될 방침입니다. 한화오션은 이 VLCC에 각종 연료 저감 장치와 최적화된 선형을 적용합니다. 또 이번 수주는 추가로 계약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습니다.
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이들 조선업체들이 VLCC 주문을 받은 건 지난 2021년 3월 이후 최초입니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에 따라 그동안 수주를 자제해 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작년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CC 총 18척 중 중국 조선사는 88.9%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고공행진 중인 신조선가와 VLCC 수요가 살아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양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VLCC 신조선가는 1억2800만달러로 지난 2021년 2월(8950만달러) 대비 43% 올랐습니다. 여기에 노후 VLCC 노후선박 교체 시기가 도래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전 세계 VLCC 발주량은 지난 2022년 3척에서 작년 18척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VLCC 수주 잔량도 23척 뿐입니다.
이같이 올해 수요가 높을 전망인 VLCC의 선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VLCC 신조 계약으로 중국 조선사들의 야드에서 선주에 제시할 수 있는 유조선 건조 슬롯이 납기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친환경 추진 방식의 VLCC 신규 건조가 국내 조선사에 발주되면서 선가는 1척당 1억3000만 달러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한 원유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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