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지대 유탄 맞은 민주당…'위성정당 딜레마'까지
'헤체 모여'로 몸집 키우는 3지대…호남서도 민주당 위협
'제1당' 위한 위성정당 불가피론 대두…이재명 결단 임박
2024-01-16 06:00:00 2024-01-16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민주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지대 신당 창당 작업이 빨라지면서 민주당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특히 민주당 텃밭 호남에서부터 충격파가 감지됩니다. 민주당 발목을 잡았던 '비례대표제 문제'도 딜레마입니다. 애초 민주당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총선 불출마를 던진 이탄희 의원을 비롯해 당내 반발이 격해지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이 경우 위성정당 출현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커지는 민주당 원심력…한 주 만에 '호남 20%p ↓'
 
3지대를 둘러싼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15일 민주당에선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 이근규 전 제천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이 탈당했습니다. 같은 날 정의당에선 10명이 한꺼번에 3지대로 이탈했습니다. 새로운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고 배복주 전 부대표도 미래대연합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미래대연합 합류엔 권태홍 전 사무총장, 장상화 전 경기 고양을지역위원장, 양범진 경기도당부위원장, 조윤민 경기도당 사무처장 등이 함께 합니다. 앞서 14일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가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집결, 세를 과시했습니다.
 
15일 신경민·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 왼쪽부터 장덕천 전 부천시장, 최성 전 고양시장, 신 전 의원, 최 전 의원, 이근규 전 제천시장. (사진=뉴시스)
 
민주당의 위기감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습니다. 16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1월13~14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2.2%, 국민의힘 36.3%, 이준석신당 7.8%, 이낙연신당 3.5%, 정의당 1.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거대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습니다. 특히 광주·전라에선 민주당 47.7%, 이준석 신당 12.4%, 국민의힘 9.7%, 이낙연신당 9.1%, 정의당 5.0%로 집계됐습니다.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 만에 20.5%포인트나 급락했습니다. 3지대가 빅텐트를 꾸릴 경우 최대 피해자는 텃밭에서 허를 찔린 민주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병립형이냐 준연동형이냐…'표' 얻자니 '개혁' 후퇴 
 
비례제 딜레마까지 민주당을 덮쳤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2022년 9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연동형 비례제 확대와 위성정당 방지를 통해 국민의 다양한 의지와 가치가 국정에 수렴될 수 있게 선거법을 바꿔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제란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역구 의석수에 연동해 배분하되, 지역구 의석이 많으면 비례 의석을 그만큼 적게 갖고 가는 겁니다. 문제는 지역구 후보가 하나도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낸 위성정당이 비례 의석의 70~80%를 싹쓸이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제 장점을 살리되 위성정당엔 참여하지 않는 정치개혁을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개혁안에 찬성하지 않고, 위성정당을 만들면 민주당만 앉아서 표를 뺏깁니다.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하느냐, 차라리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느냐"하는 딜레마에 빠진 건 이런 맥락입니다. 
 
15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혁연합신당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이 갈지자 행보를 하는 사이,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등 개혁연합신당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야권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제안, 민주당을 압박했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22대 총선을 민주진보진영 대 보수진영의 일대일 대결로 치러내 담대하게 승리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총선에서 범야권의 승리가 시급하니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고, 범야권과 진보세력이 위성정당으로 연합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자는 구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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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표 공석에 '결단' 주춤…이재명 '주중 복귀' 
 
민주당이 준연동형으로 가되 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 비례 의석에서 손해입니다. 그렇다고 위성정당을 만들자니 개혁이 후퇴하는 꼴입니다. 병립형 비례제 회귀도 이 대표의 약속을 저버리는 모양새입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부상 2주째 당무를 보지 못하면서 민주당의 결단도 늦춰지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자의 반 타의 반 이른 복귀를 결정하게 된 배경입니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 대표의 당무 복귀는 빠르면 이번 주 정도가 될 것"이라며 "정국의 여러 이슈 탓에 당대표 자리를 오래 비우기 힘들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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