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작년 매 분기마다 경영실적이 전년보다 계속 떨어지면서 암흑기를 보낸 해운업계가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로써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011200)과 벌크선사
팬오션(028670)의 연간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폭락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은 매출액 2조613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HMM은 지난해 1분기 실적부터 전년보다 크게 부진한 데다가 매 분기 마다 추락을 이어왔습니다. 영업익 감소폭은 약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HMM은 지난해 분기 별 영업익 △1분기 3069억원 △2분기 1602억원 △3분기 758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특히 4분기 하락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HMM은 지난해 연간 매출 8조4095억원, 영업익 5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7%, 94.3%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같은 부진한 실적은 해운 업계 불황 때문입니다. 국내 해운업계는 지난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 병목 현상이 발생해 호황기를 보냈습니다. 아울러 전세계 컨테이너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수 집계 이후 최고점인 5109.6p를 찍었고, HMM은 역대급 실적을 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박 모습. (사진=HMM)
다만,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지수 급락이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6개월 넘게 1000선을 등락하던 SCFI는 지난해 9월 886.9p로 하락해 4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해운업계는 통상적으로 2·3분기를 성수기로 보는데 이 기간에도 지수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HMM의 3분기 실적은 증권가에서 전망한 컨센서스보다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철강·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나르는 벌크선사 팬오션의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조1479억원, 영업익 106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19.2%, 32.5% 떨어진 수준입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매출 4조4885억원, 영업익 425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역시 전년대비 각각 30%, 46.1% 줄어든 규모입니다.
올해도 해운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왔으나, 올초부터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운업계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지난달부터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하나둘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선박들을 우회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박들이 약 6500km 추가 항해가 필요해 기존 항로보다 소요 시간이 7~8일 더 걸리게 됩니다. 동시에 해상 물류난이 나타나 운임도 급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초 미국이 다국적 함대를 꾸려 홍해 해역 안보 강화에 나서 수에즈 운하 봉쇄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벌크선 발레막스 선박. (사진=팬오션)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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