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30% 스윙보터' 표심 정한다
무당층, '정책' 따라 좌우…여야, 표심 공략에 '사활'
2024-01-02 16:57:14 2024-01-02 18:21:0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석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총성 없는 전쟁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윤석열정부 들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 현상'으로 서민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경제 문제가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3고 현상'과 함께 저성장의 늪에 빠진 현 경제 구조 속에서 민심이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는 점은 향후 정치 지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역대 선거 때마다 경제 변수가 승부의 당락을 결정한 가운데, 여야의 경제정책 등은 표심을 알 수 없는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3고'에 '저성장'…민생고에 허덕인 민심 '싸늘'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정부 집권 3년 차와 함께 출범한 '2기 경제팀'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3고' 후폭풍에서 경제를 지키는 일입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은 '3고' 악재 속에서 출발한 추경호 1기 경제팀에 비해선 비교적 나은 편이나, '3고'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실제 고물가·고환율은 내수 침체로, 고금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업계 16위인 태영건설은 만기가 도래하는 PF우발채무를 막지 못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으며, 고금리에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명목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비율은 22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수출은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내수는 높아진 물가 부담에 침체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민경제의 고통은 가중됐고, 민생고에 허덕이는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합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다가오는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요소로 경제 변수를 꼽고 있는데요. 여야 모두 민생경제 행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표심을 잡을 경제활성화 방안에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합니다.
 
여야 정책에 '숨어있는 표' 움직인다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결국 유권자의 욕망을 자극한 선거 전략, '이슈 선점'이 최종 승패를 좌우했는데요. 이슈 선점은 대다수 어려운 경제 문제를 아우르는 정책들로 이뤄졌습니다. 실제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서울 시민들에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집값 상승을 이뤄주겠다'라는 꿈을 안겨주며 '뉴타운'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서울 48개 선거구 중 40개를 싹쓸이했고 당시 총선에서 153석을 획득해 압승을 거뒀습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땐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당선됐는데요. 당시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제민주화 등 경제 이슈를 주도하며 중도층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이 밖에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였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선거 프레임을 경제 이슈로 단일화해 123석을 획득, 원내 1당의 자리를 선점했습니다.
 
결국 선거 때마다 중도층과 함께 표심을 알 수 없는 부동층의 표심을 잡았던 것은 경제정책이었는데요. 정책을 보고 표심을 정하는 스윙보터는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12월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무당층은 26%에 달했는데요. 연령별로는 18세 이상 20대 무당층이 4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30대 역시 무당층이 35%로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높은 부동층 비율은 이들이 언제든 이슈와 상황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합니다. 때문에 여야 모두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집값, 밥값 안정 등 청년 친화형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부동층이 많고 여야가 극한적인 대결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거대 양당에 실망하는 유권자층이 굉장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총선에 나오는 여야 메시지, 이들이 보여주는 정책과 스탠스 등을 보고 중도·무당층의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게시된 주택담보대출 홍보물 앞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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