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올해 미국 증시가 불을 뿜었습니다. 특히 나스닥지수가 연간 44.03% 올라 전 세계 주가지수 중에서 가장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많이 오른 나라도 있습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강보합권에서 거래되며 1만5099포인트로 마감, 전날 돌파한 1만5000선을 지켰습니다. 올해 나스닥 시장은 매그니피센트7(M7)으로 알려진 대표 성장주들을 앞세워 승승장구했습니다. 27일(현지시간) 현재 연간 상승률이 44%에 달합니다. 올 한 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가운데서도 경기가 살아난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나스닥시장의 성과가 너무 좋아서 13% 오른 다우지수의 성적이 초라해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올해 나스닥지수보다 더 오른 곳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절대적인 상승률만 보자면 아르헨티나가 전 세계를 압도합니다. 아르헨티나의 메르발(MERVAL)지수는 작년 말 대비 무려 332%나 폭등했습니다. 파키스탄의 KSE100지수 상승률도 50%를 초과해 나스닥의 성과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는 착시에 불과합니다. 해당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절대적인 지수로만 집계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물가와 금리, 환율 수준을 반영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됩니다.
올해 아르헨티나가 살인적인 물가 폭등을 겪은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주가지수에서도 그 거품을 제거하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기준값으로 미국 달러를 대입해 1달러당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변동을 메르발지수에 대입하면 올해 아르헨티나 주가는 폭등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5.4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그래도 연중 한참 동안 상승에 머물렀는데 최근 며칠간의 하락으로 2023년 성과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했습니다.
파키스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빈국에 속한 탓에 이 나라의 경제 사정에 대해서는 잘 전해지지 않고 있는데, 현재 파키스탄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가의 의료예산보다 이자상환액이 8배나 더 많아 사고가 나도 구급차를 보낼 여유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지난 11월에 집계한 연간 인플레이션은 29.2%에 달합니다.
파키스탄의 주가지수도 1달러당 루피환율 변동을 반영하면 실질상승률은 50%에서 21%로 뚝 떨어집니다. 이렇게 어려운 경제환경에서도 주가가 이만큼 올랐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12월27일(현지시간) 마감가 기준(뉴스토마토)
두 나라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실질상승률이 크게 하락했지만 반대로 환율 때문에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진 나라도 있습니다.
폴란드의 WIGI지수는 연간 37.9% 올랐습니다. 여기에 즈롤티환율을 반영할 경우 상승률은 54.7%로 더 높아집니다. 2023년 실질적인 전 세계 1위 상승률입니다. 헝가리의 BUX지수도 포린트/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33%의 주가상승률이 48.9%로 치솟습니다. 모두 나스닥을 크게 앞지른 성과입니다.
이밖에도 유로를 통화로 사용하는 그리스도 38% 상승하는 등 올해 유럽증시의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중국이 매우 저조했으며 특히 중국 상하이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투자할 수 있는 상하이B지수의 낙폭이 20%를 넘기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내국인 전용 A시장과 B시장을 종합해 산출합니다.
한편 한국 증시도 코스닥지수가 26% 올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해 폐장일인 28일에도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순위를 한 단계라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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