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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 전쟁은 제약업계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대웅제약과 2심에 들어갔고, 휴젤과는 ITC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톡신과 관련된 주요 3사에 '법률 리스크'가 꼬리표로 따라다닌다. <IB토마토>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주요 3사를 중심으로 톡신의 경쟁력, 기초체력 등을 짚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휴젤(145020)이 기존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보툴렉스)에 이어 올해 웰라쥬, 필러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인 미국 시장 진출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보툴리눔 톡신의 세번째 미국 품목 허가를 신청한 가운데, 여전히
메디톡스(086900)와의 ITC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에서 메디톡스는 '휴젤 제품의 미국내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을 요청했기 때문에 재판 결과가 미국 시장 도약의 관건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휴젤)
다각화된 제품으로 수익성·외형성장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젤의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713억원)와 비교해 13.6% 증가한 수치다.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고, 필러 및 웰라쥬 등 매출 확대에도 힘쓴 결과다.
휴젤은 지금까지 주요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해 왔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23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62억원)보다 1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이 3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 2110억원, 2021년 2319억원, 2022년 2817억원 순으로 매년 2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톡신 이외 제품도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HA필러와 웰라쥬의 매출액은 각각 878억원(매출 비중 38.06%), 189억원(8.17%)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672억원(32.06%), 145억원(7.04%)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 확대에 한몫한 것이다.
HA필러와 웰라쥬가 올해 외형성장을 이룬 것은 적극적인 매출 확대 작업을 실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젤은 올해 HA필러의 유럽 시장 뿐만 아니라 태국 품목허가를 얻으면서 해외 시장 확대에 힘썼다. 웰라쥬는 유통처를 넓히면서 올리브영 라이브 방송,
현대백화점(069960) 입점 등을 진행했다.
실제 휴젤의 판매비와 관리비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는 808억원 수준이지만 올해 같은 기간 981억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52억원에서 올해 86억원까지 확대됐다.
휴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분기에) 화장품은 유통처를 넓혔고 필러는 국내에서 소비자 마케팅이 잘 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FDA 품목 허가 신청 삼수…ITC 소송 결과 관건
이처럼 보툴리눔 톡신뿐만 아니라 이외 제품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휴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리눔 톡신의 품목 허가를 세번째 도전 중이다. 예상대로 내년 1분기에 허가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ITC소송에서 휴젤 제품의 미국내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이 요청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휴젤은 보툴렉스 50유닛·100유닛에 대해 세번째 신약승인신청서(BLA)를 제출했다. 앞서 휴젤은 2021년 미국 품목 허가를 신청했지만, FDA가 공장 추가 설비 및 허가사항 등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하면서 반려됐다. 이후 2022년 10월 CRL 내 요구 사항에 따라 보완 작업을 완료해 허가 신청서를 재차 제출했지만, 또 다시 반려하면서 올해 세번째 신청을 실행한 것이다. 이에 내년 1분기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지만 메디톡스와의 ITC 소송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휴젤과 메디톡스의 법정 공방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됐다. 메디톡스가 휴젤을 대상으로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 도용' 건에 대해 ITC에 제소했고, 5월부터 본격적인 소송의 닻을 올렸다. 이에 휴젤의 법률 비용은 늘기 시작했고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리스크가 내재됐다.
소송이 시작된 이래로 휴젤의 지급수수료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휴젤의 지급수수료는 318억원이다. 2019년(210억원)부터 2020년(161억원), 2021년(221억원)까지 300억원대를 넘은 적은 없지만 소송이 시작된 지난해(392억원)부터 돌파하기 시작했다. 통상 법률 비용은 지급수수료에 분류되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소송 관련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휴젤은 현재 유럽·캐나다·호주 등 총 56개국으로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 톡신 판매 기업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휴젤이 미국까지 진출하게 된다면 국내 유일하게 톡신 글로벌 3대 시장에 나서게 된다. 이에 현재 매출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 진출이 필요한 것이다.
메디톡스가 ITC 소송에서 미국내 휴젤 제품의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을 요청했기 때문에 결과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메디톡스가 소송에서 보툴리눔 균주 도용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면서 패소해도 제품을 생산하는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미국 진출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 진출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미국은 단일 국가 중 세계 최대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앞서 진출한 중국 및 유럽과 더불어 글로벌 빅3 시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라며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통해 휴젤이 글로벌 톡신 산업의 리딩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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